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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사적 추천" 때리는데...안철수는 왜 정점식·김윤 고집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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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과 안철수 의원. 사진은 두 사람이 1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과 안철수 의원. 사진은 두 사람이 1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국민의당 인사가 아닌 분을 추천한 것은 합의 취지에 취지에 맞지 않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당 몫으로 추천한 최고위원 2인 명단에 대해서는 (누구도) 추후 심의·평가할 수 없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 대표와 안 의원은 19일에도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을 놓고 공개 충돌을 이어갔다. 안 의원이 추천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이 대표가 “국민의당 인사가 아니다”라며 거부한 게 갈등의 원인이다.

安 “합의 이행” vs 李 “사적 추천”

중앙일보 취재 결과 안 의원은 최근 정 의원과 비공개 식사자리에서 ‘지난달 추천한 최고위원 2인을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지난 15일 권성동 원내대표는 “안 의원이 양보하면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 한 사람을 더해 9명 체제로 (최고위가) 돌아갈 수 있다”며 안 의원이 추천한 2명 중 정 의원만을 배제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중재안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당사자인 정 의원에게 직접 알렸다는 것이다.

사정을 잘 아는 국민의힘 의원은 “주말 직전 정 의원과 안 의원이 만나 ‘추천은 합당 조건에 맞춰서 이뤄진 것이다. 합당에 따른 최고위원 추천은 당 대표와 현 최고위가 심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라는 입장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이날 두 차례 낸 보도자료에서 “단일화 정신”, “ 합당 합의 이행”을 거론하며 “만일 (최고위원 추천안) 심사 여부가 쟁점이었으면 이에 대해서 다른 공천 현안처럼 협상안에 기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 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정점식 의원 개인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라며 “국민의당 출신 인사를 두 명 추천한다면 그들을 받아들이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양당 합의 절차는 5월 2일로 완료됐다. 해당 최고위원 추천은 5월 13일에 언론에 문건이 돌았다”며 “회의체에서 정한 명단이 아니고 합당 완료 이후에 추천됐다면 (안 의원의) 사적인 추천”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왜 추천했나…과거 악연도

당 곳곳에서는 안 의원이 현역 국민의힘 재선인 정 의원을 돌연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것을 두고 ‘일부 친윤계 핵심 인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13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명단이 처음 공개되자마자 “우리당 중진 인사의 영향이 들어갔다”며 “국민의당과 협상했지 그 중진 인사랑 진행한 적은 없다”고 반응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과 정 의원은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가까운 사이”라면서 “지난 4월 양당 합당이 이뤄졌을 때 정 의원이 안 의원 사무실을 따로 찾아와 축하해주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에 재선 의원이 없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 중 대표성이 있는 사람이라 정 의원을 추천했다”는 게 안 의원 측 설명이다.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관련 실무협상단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두 번째가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이다. 뉴시스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관련 실무협상단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두 번째가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이다. 뉴시스

하지만 당대당 통합 이후 지도부 역할을 할 최고위원 몫의 절반을 선뜻 떼어줄 정도로 두 사람 간 친분이 두터운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검찰 재직 시절 대표 공안통으로 활동한 정 의원은 대검 공안부장으로 있던 2016년 서울 서부지검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수사를 지휘해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사퇴를 끌어낸 주역으로 활동했다.

옛 국민의당 당직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철수·정점식 사이는 알고 보면 악연에 가깝다”며 “당시 수사팀을 쥐고 흔든 사람이 정 의원이라는 걸 안 의원이 알고도 추천했는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최근 주변에 “최고위원이 되면 이제부터 안 의원을 모시고 활동할 것”이라며 “최고위원 추천에는 나와 대통령과의 관계도 고려되지 않았겠나”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정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 몫으로 추천된 김윤 전 위원장은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당과 제3지대를 넘나들며 10년 가까이 안 의원과 함께 활동한 인물이다. 18대 때 통합민주당 후보(서울 서초을)로, 20대 때 국민의당 후보(서울 동대문갑)로 두 차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경험이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처음에는 김 전 위원장을 문제 삼던 이 대표가 돌연 정 의원을 걸고 넘어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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