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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다시 '1000만 관객' 시대인데 CJ CGV 주가는?

중앙일보

입력 2022.06.16 07:00

혹시 최근 주말에 영화관 가보셨나요? 얼마 전 용산 CGV 아이맥스관에 영화 보러 갔더니 인산인해더군요. 팝콘 대기순번이 125번째.

그렇습니다. 드디어 영화관이 예전 모습을 찾았습니다. 다시 관객도 북적거리고, 대형 신작도 연이어 개봉하는데요. 그럼 이제 오를 일만? 글쎄요, 좀 살펴 봐야죠. CJ CGV입니다.

CJ CGV 아이맥스 영화관. 사진 CJ CGV

CJ CGV 아이맥스 영화관. 사진 CJ CGV

CJ CGV, 어떤 회사인지 너무 잘 아실 테니 자세한 설명 생략합니다. 국내 191개, 해외 405개(중국 146개, 터키 98개, 베트남 81개 등)의 극장을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체인. 영화 티켓 팔고(1분기 매출의 62.8%), 매점에서 팝콘 팔고(12.3%), 극장 안팎으로 광고 팔아서(13.3%) 돈을 법니다. 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의 매출 비중이 37.1%이고 나머지는 방송)과 달리 ‘순수 극장주’.

코로나로 2020년 매출(5830억원)이 전년도(1조9420억원)의 30% 수준으로 확 쪼그라 들었고 지난해(7360억원)에도 고난의 행군이었던 점, 이미 아실 거고요. 중요한 건 그래서 올해는 어떠냐.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2'. 연합뉴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2'. 연합뉴스

1분기는 별로였지만(국내 오미크론에 중국 봉쇄까지) 누가 봐도 바닥 치고 본격 회복 중! 이미 5월 국내 영화 관객 수(1455만명)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서며 코로나 직전 수준(2020년 1월 1684만명)에 가까워졌고요. ‘범죄도시2’가 코로나 이후 첫 1000만 관객 기록을 쓰며 흥행 중이고요. 연이은 기대작(마녀2, 탑건-매버릭) 개봉까지. 정상화가 코앞입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무엇보다 지긋지긋한 적자 탈출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점이 희망적. CJ CGV는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2018년부터 4년 연속 적자였거든요(영업이익은 2020년부터 적자). 코로나 이전에도 해외법인 실적에 발목 잡혀(터키 리라화 쇼크 등)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 분위기로는 올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드디어 돌아설 거란 전망입니다(대신증권).

흑자 전환이 가시화되는 데는 두가지가 큰 몫을 하죠. ①티켓값이 올랐다. 코로나 이후 CJ CGV는 세차례에 걸쳐 관람료를 1000원씩, 총 3000원 올렸는데요. 현재 관람료는 주중 기준 1만4000원. ‘비싸다’는 얘기야 물론 나오지만, 안 오르는 게 없는 인플레이션 시대라 ‘그나마 영화관람이 싸게 먹힌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②고정비를 줄였다. 극장사업은 임차료나 인건비 같은 고정비 비중이 상당히 높은 데요. 코로나 와중에 CJ CGV가 이걸 엄청 줄였습니다. 어떻게? 돈 안 되는 상영관 문 닫고, 키오스크 도입해서 직원 수 줄였죠. 2019년 8000억원 넘던 고정비를 2000억원 이상 감축(인건비는 -40%). 어쩐지 영화관 서비스가 예전 같지 않다는 고객 불만이 나오긴 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직원 수를 확 늘릴 것 같진 않습니다(알바생 구하기가 요즘 힘들다고).

중국 상하이의 CGV 영화관. 셔터스톡

중국 상하이의 CGV 영화관. 셔터스톡

여기까지 보고 이런 생각하셨죠. 리오프닝 수혜를 톡톡히 보겠고만, 주가는 왜 이 모양이야?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부채비율과 전환사채.

1943%. 1분기 말 기준 CJ CGV 부채비율(연결 기준)입니다. 딱 봐도 너무 높죠. 물론 ‘리스부채 때문이다(극장 임대료를 리스 부채로 인식)’라고 주장할 여지가 조~금 있긴 한데요. 그래도 높긴 높습니다. 하긴 그동안 터키 리라화 쇼크로 손실 보고(2018년), 코로나로 개점 휴업 하면서 돈 까먹고. 힘든 시절 보냈죠.

연말까지 갚아야 할 빚(1600억원)도 많은데, 이미 부채비율이 높다보니 빚을 더 내기란 어렵습니다. 그래서 CJ CGV가 나름 묘안(?)을 낸 게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입니다. 전환사채는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인데요. 이게 만기가 30년이 넘어가면 영구채(영원히 원금을 안 갚아도 됨) 성격이라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쳐줍니다. 영구 전환사채를 발행해서 그 돈으로 기존 부채를 갚으면? 자본은 늘고 부채는 줄어드니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은 뚝 떨어지죠.

CJ CGV는 지난해 6월 영구 전환사채 3000억원 어치를 발행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곧 코로나 끝난다’는 기대가 있었던 터라(오미크론을 몰랐던 시절) 꽤 흥행(일반 청약 경쟁률 76.8대 1)했습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런데 이번에 영구 전환사채 4000억원 어치를 또 발행합니다. 발행 한달 뒤부터 2만7400원(예정, 바뀔 수 있음)짜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조건의 전환사채인데요. 오늘(15일) 현재 주주(13일까지 매수)인 분이라면 다음달 주주 우선배정 청약을 할 수 있고요. 주주가 아니어도 일반 청약을 할 수 있습니다.

청약할 만하냐고요? CJ CGV 주가가 전환가보다 오를 거라 생각한다면 괜찮은 투자처이겠죠. 반대로 주가가 내린다면? 초기 5년간 이자율이 0.5%밖에 안 되기 때문에(5년 뒤부터 이자율이 올라감) 요즘 시장금리를 생각하면 매력이 없습니다. 주가가 내린다고 전환가를 따라서 낮춰주지도 않거든요.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인 거죠.

결국 주식이든 전환사채든 투자하려면 주가가 올라야만 한다는 결론입니다. 문제는 전환사채 자체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게 생겼다는 점입니다.

오버행(Overhang)이라고 들어보셨죠? 주식시장에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대량의 대기물량을 뜻하는데요. 최근 카카오페이가 이 오버행 이슈(알리페이가 남은 지분까지 팔아치울 거란 우려) 때문에 주가가 폭락하기도. 그만큼 주가엔 위험요인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CJ CGV는 지난해와 올해 합쳐서 총 70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요. 이건 다 주식으로 전환돼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이죠. 이게 얼마나 많은지 잘 감이 안 잡히실 텐데요. CJ CGV 공시에 따르면 전환사채가 모두 바뀌면 발행주식 수는 지금보다 56%나 늘어납니다(4085만주→6382만주).

들고 있어 봤자 이자를 높게 쳐주는 채권도 아닌데, 전환사채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가 오르면 당연히 빨리 팔아 시세차익을 올리려고 하겠죠. 주가가 좀 오른다 싶으면 전환사채 물량이 쏟아져서 누르고, 또 오르려고 하면 다시 누르고 하기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걱정스러운 부분이죠.

 개봉 예정인 기대작 '탑건-매버릭'의 주인공 톰 크루즈. 로이터=연합뉴스

개봉 예정인 기대작 '탑건-매버릭'의 주인공 톰 크루즈. 로이터=연합뉴스

실적의 강한 반등을 예상하지만 주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것도 이런 점 때문입니다. 증권사 대부분의 투자의견도 ‘중립(HOLD)’이죠(최근 3개월 안에 의견 낸 증권사 중 대신증권만 매수, 메리츠·유진·케이프·신한·삼성·NH는 중립).

수급 면에서 약간의 긍정적인 요인도 있긴 합니다. 지난 13일 CJ CGV가 코스피200에서 빠졌는데요(2017년 6월 편입 이후 5년 만). 코스피200에서 빠지면 인덱스펀드 자금도 같이 빠져나갈 텐데도 오히려 주주들은 이를 반깁니다. 공매도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관심에선 멀어질 테니. 마냥 좋기만 한 건 또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또 역대급 전환사채라니...코로나 끝나도 갈 길이 멀다
※이 기사는 6월 1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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