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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공사, 42년만에 계류장 관제권 인수…국제선 재개 속도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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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김포국제공항 계류장 관제소 관제실에서 공항공사 관제사가 관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김포국제공항 계류장 관제소 관제실에서 공항공사 관제사가 관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OZ8916, 파파3(P3·유도로 명칭)로 이동하세요.”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내 계류장 관제탑. 관제사 2명이 항공기와 연신 교신을 주고받았다. 10층 높이 관제탑에 서자 공항 내부를 움직이는 항공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좌우로 길게 깔린 모니터엔 항공기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한국공항공사는 16일 오전 1시부터 김포공항 내 계류장 관제권을 담당한다. 그동안 국토교통부가 맡던 관제권을 이양받는 것이다. 공항공사가 출범한 1980년부터 김포공항 내 관제권은 국토교통부에 맡았으니 42년 만에 공항 내 관제권 일부를 받아오는 셈이다. 앞서 공항공사는 지난 3월 국토교통부에서 계류장 관제업무를 위한 항공교통업무증명 취득했다. 계류장은 여객 승하기, 화물 및 우편물 적재, 급유 등을 목적으로 설정된 구역이다. 계류장 관제는 활주로·유도로 등 항공기 기동 지역을 제외한 계류장에서 이동하는 항공기의 지상 관제, 차량 이동, 지상 작업 통제업무 등을 포괄한다. 계류장 관제를 제외한 항공기 이착륙 관제는 국토교통부가 그대로 맡는다.

공항공사는 김포공항 계류장을 4개 구역으로 나눠 관제할 계획이다. 도진열 공항공사 부장은 이날 “항공기 이동 개시 시간, 주기장 배정 등 공항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정보를 직접 관리·활용함으로써 이동지역 내 안전 저해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정시성 향상과 지연율 감소 등 계류장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계류장 관제권 인수를 위해 2020년부터 시설개선사업을 추진했다. 그동안 옛 관제탑을 새롭게 고치고 관제 전문인력을 확보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관제소 운영 절차를 수립하는 등 계류장 관제업무 수행을 위한 제반 여건을 갖췄다”며 “관제권 이원화로 공항 안전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이번 관제권 확보를 통해 도심항공교통(UAM) 관제 역량도 확보할 계획이다.

15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계류장 관제소 오픈 기념식에서 행사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끊고 있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15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계류장 관제소 오픈 기념식에서 행사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끊고 있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계류장 관제 시작에 앞서 15일에는 김포공항에서 계류장 관제소 개소식 행사가 열렸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개소식에서 “항공교통량이 급증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항공안전과 교통량 관리에 기여할 중요 시설을 열어 큰 의미 있다”며 “항공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항공교통을 이용하는 국민이 더욱 안전하게 항공여행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항공사는 계류장 관제권을 기반으로 국제선 재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당초 이달 중순 김포-하네다 노선을 재개하기로 했으나 아직 열리지 않았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한·일 하늘길을 열기 위한 대화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지방 공항에선 국제선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 1일부터 부산-울란바토르와 부산-오사카 노선을 재개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국적 스쿠트항공은 제주와 싱가포르를 오가는 국제선을 15일부터 운항한다.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 대사는 “매우 의미 있고 역사적인 날”이라며 “싱가포르도 섬이고 제주도도 섬이다. 이번 취항으로 섬 지역 간 교류가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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