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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앞둔 북의 수상한 침묵… 당 전원회의 내용 비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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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준비를 마친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의 진행 상황에 대해 수상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지난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시작했지만,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를 통해 회의 내용(10일 오전 기준)을 전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전원회의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은 건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통상 2일 이상 전원회의를 진행할 경우 관영 매체를 통해 전날 회의의 경과와 내용을 밝혀왔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8일 소집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은 10일 오전까지 회의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8일 소집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은 10일 오전까지 회의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선 첫날 회의 시작 사실만 알린 뒤 회의 내용을 일체 함구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대내적 요인이 변수가 됐을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 지도부 내에서 방역과 경제 문제 등 주요 현안과 대내 활동 전반에 대한 총화를 치열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주민에게 전달하기 위한 메시지나 가이드라인이 정리되는 대로 관련 보도를 내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박한 7차 핵실험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메시지 발신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일단 코로나19와 같은 내부 문제와 대외적으로 중요한 핵 문제를 분리해 과해석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2일 정치국회의(8기 8차)에서 올해 주요 현안을 중간정리하고 일련의 중요 문제에 대해 결정하는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부문별로 내용을 정리해 보도하거나, 전원회의 마지막 날에 대내외 정책과 인사 결과 등을 종합해 공보 형식으로 보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이 이전과 다르게 전원회의 진행 동향을 보도하지 않은 것을 이례적으로 본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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