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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공화국 비판 먹혀들판"…요즘 국민의힘 끙끙 앓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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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금감원장까지만이다. 더 나와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이 8일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출신 편중 인사 논란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 섞인 기류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대놓고 공개 비판은 못 하지만, 그렇다고 적극 옹호하지도 않으며 ‘속앓이’ 를 하는 이들이 꽤 많다.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국민의힘 공보 라인은 야당과 언론의 ‘검찰공화국’ 비판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부터 “검찰편중, 지인 찬스, 마이웨이 인사”(7일), “법치국가가 아닌 검치국가이고, 사정국가”(8일)라며 조오섭 대변인 명의의 관련 공식 논평을 4건이나 쏟아냈지만 국민의힘 대변인단이 같은 기간 낸 논평 6건에는 이 내용이 단 한 줄도 포함되지 않았다.

의원들도 걱정을 누르며 가급적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비례대표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니 검찰 위주 인사가 아주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여기서 논란이 더 커지는 게 결코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당내 율사 출신 의원들 사이에선 “검사들이 전반적으로 일을 잘하고, 또 열심히 하니 쓰는 것”이라는 기류가 있지만, 일각에선 “곧 펼쳐질 수사 정국에 여당 정치인이 타깃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국민의힘 보좌진)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3주 전 검찰을 나온 이복현 금감원장 임명 후 이른바 ‘검사 편중 인사’논란에 우려 또는 비판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낸 여권 인사는 하태경 의원과 이언주 전 의원 정도가 전부다. 하 의원은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인간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래도 검찰에 많을 것”이라는 단서를 단 뒤 “모든 대통령이 다 그렇다. 철저하게 강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중심에 쓸 수밖에 없는 심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검사 출신들이) 능력이 있으면 할 수도 있겠다”면서 “정당과 대통령이 집권을 함께 하는 것인데 정치(인)의 부재라든가, 엘리트 관료 중심으로 지나치게 가다 보면 바닥 민심하고 괴리가 될 수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 둘을 제외하고도 당 내부에선 “검찰공화국이라는 야당의 비판이 국민들에게 먹혀들 수 있다”는 우려가 꽤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북 도발 관련 국가안보 점검 제2차 당·정·대 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북 도발 관련 국가안보 점검 제2차 당·정·대 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친윤 성향의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엄호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 협의회 직후 기자들에게 “적재적소 인사 원칙을 지키고 능력주의 인사를 했다고 본다”며 “금감원이 부여받은 고유기능을 제대로 수행 못 했을 경우 외부 인사를 수혈해 그 부분을 점검하고 개혁할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공인회계사이자 금융 전문 수사를 했던 이복현 검사를 금감원장 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검사 출신이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도 라디오에 나와 “윤 대통령은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평생 검찰에만 몸담아온 분”이라며 “지금 하는 인사 정책은 그간의 인적 네트워크를 조금 더 확장시키면서 적재적소의 인물을 찾는 과정”이라는 설명을 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과의 연대설이 도는 안철수 의원도 기자들에게 “인사 문제는 전적으로 인사권자의 권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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