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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이엔드] "클래식과 모던함, 혁신의 조화···몽블랑 헤리티지 담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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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니콜라 바레츠키 CEO 인터뷰

지난달 27일 방한한 니콜라 바레츠키 몽블랑 CEO.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 EDHEC 졸업 후 40년 넘게 명품산업에 종사해오고 있다. 몽블랑엔 2013년 세일즈 부사장으로 합류해, 2017년 이후 인터내셔널 CEO로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사진 몽블랑]

지난달 27일 방한한 니콜라 바레츠키 몽블랑 CEO.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 EDHEC 졸업 후 40년 넘게 명품산업에 종사해오고 있다. 몽블랑엔 2013년 세일즈 부사장으로 합류해, 2017년 이후 인터내셔널 CEO로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사진 몽블랑]

“나는 어디에 가든지 이 가방을 가지고 다닙니다.”

지난 4월 27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몽블랑의 신규 컬렉션 공개 현장에 니콜라 바레츠키 몽블랑 인터내셔널 CEO가 한 손에 가방을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방한은 그가 코로나 19 이후 진행한 아시아 투어의 첫 일정이었다. 바레츠키 CEO의 “삶의 일부가 됐다”는 큼직한 검정 가죽가방은 그날 소개한 컬렉션 중 주력제품인 ‘마이스터스튁 더플백’의 시제품이다. 이번처럼 가죽제품군을 홍보하기 위해 몽블랑 인터내셔널의 CEO가 직접 움직인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이번 신제품에 힘을 쏟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가방을 보여주며 “테스트 제품이라 잠금장치도 거꾸로 달려있고 엠블럼도 온전하지 않지만, 가죽이 부드럽고 내부 포켓이 많아 매일 가지고 다닌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에선 애정이 한껏 드러났다. 바레츠키 CEO와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메종 키츠네와의 협업 컬렉션에서부터 가방 등 가죽제품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감지한 변화가 맞다. 지난해 마르코 토마세타가 아티스틱 디렉터로 합류하며 새로운 몽블랑의 크리에이티브 비전을 만들기로 계획했고, 이 작업을 처음으로 착수한 게 바로 가죽제품들이다.”

변화의 첫 대상을 가방 등 가죽제품으로 선택한 이유는. 

“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우리의 브랜드 철학을 먼저 설명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사람은 살면서 유의미한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비전 아래 제품을 만든다. 사람들이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우리 제품을 활용하길 바라고, 그에 맞춰 제품을 개발해 제공한다. 이런 관점에서 필기구와 가죽제품은 ‘럭셔리 비즈니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몽블랑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상품이기에 첫 대상이 됐다.”

지금의 럭셔리 시장은 브랜드가 가진 헤리티지를 이 시대에 맞게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었다. 이 시대에 ‘럭셔리’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전통과 혁신을 모두 끌어내서 플레이(Play)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럭셔리 브랜드들에겐 기회가 되기도, 부담이 되기도 한다. 몽블랑의 경우엔 거대한 아카이브를 소유하고 있어 ‘기회’다. 특히 1906년 잉크가 새지 않는 혁신적인 만년필로 브랜드 역사를 시작한 우리에게 ‘혁신’이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번에 선보인 마이스터스튁 레더 컬렉션 역시 클래식과 모던함, 혁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만년필 닙을 헤리티지를 담은 ‘몽블랑 마이스 터스튁 더플백’(위)과 빙하의 아름다움을 담은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글래시어’.

만년필 닙을 헤리티지를 담은 ‘몽블랑 마이스 터스튁 더플백’(위)과 빙하의 아름다움을 담은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글래시어’.

올해 선보인 마이스터스튁 레더 컬렉션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일단 검은색 원 안에 하얀 눈이 쌓인 산봉우리를 표현한 ‘몽블랑 스타’ 엠블럼의 크기가 눈에 띄게 커졌고, 종전엔 잘 사용하지 않았던 파랑·코럴 같은 색상도 과감하게 사용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만년필의 펜촉(닙)을 표현한 디자인 디테일이다. 펜촉의 뾰족한 형태를 발전시켜 지퍼 손잡이와 가방 손잡이 부착 부분, 가방 잠금장치 등의 디자인에 적용했다.

아카이브에서 만년필을 가져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리가 고객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설명하면, 먼저 크리에이티브 비전을 설정한 뒤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를 발전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풀어낸다. 만년필을 선정한 것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 필기구 분야에서 몽블랑은 명실상부한 탑 브랜드다. 가죽 제품 역시 필기구와 동등한 위치로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만년필 펜촉을 디자인 모티프로 잡았다. 필기구와 가죽제품, 시계 등 모든 영역을 연결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새로운 아티스틱 디렉터 마르코 토마세타와의 작업은 어땠나. 

“나와 그의 케미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에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어떤 특정 제품이나 카테고리가 주도하는 덫에 빠져서는 안 되고, 모든 카테고리가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와의 소통은 상당히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함께 브랜드 비전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주머니를 많이 만들거나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는 등 가죽제품 모두에 기능성을 강조했다.

“기능성은 몽블랑의 DNA다. 나는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장인정신과 혁신성이라는 가치가 깔려있다. 시계만 해도 그렇다. 예를 들어 순수한 스마트 워치를 원한다면 주저 없이 삼성 제품을 선택할 거다. 하지만 우리는 파인 워치 메이킹의 정신이 담긴 디지털 시계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스마트 워치를 만든다.”

코로나 19로 인해 주력제품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사실 제품군별 수요엔 큰 변화가 없다. 코로나 19로 장거리 여행은 줄었지만, 공원이나 해변에 가는 등 일상적인 움직임은 계속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늘어서 제품의 이동성, 기능성이 더욱 중요해졌고 우리도 집중할 계획이다. 품목으로 이야기하자면, 올해는 마이스터스튁 더플백을 핵심제품으로 한 가죽 제품군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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