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구 첫"꽃가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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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인천=김인곤 기자】신인 임종구(24·럭키금성)가 민속씨름 데뷔 7개월만에 천하장사 강호동(강호동·19·일양약품)을 뉘고 백두장사에 등극했다.
발재간이 뛰어난 임은 26일 인천 실내 체육관에서 벌어진 제52회 전국 장사 씨름대회 첫날 백두급 결승에서 두차례에 걸쳐 3심 합의판정을 내려야만 하는 대접전 끝에 3-1로 신승, 통산 네번째 백두급 등정을 노리던 강호동의 독주에 쐐기를 박았다.
1m88㎝·1백20㎏으로 강에 비해 체중은 같지만 키가 6cm가 더 큰「발바리」란 별명의 임은 마산중 2년때 씨름에 입문, 인하대 4년 때인 88년 아마추어 6관왕의 화려한 전적으로 89년 MVP에 올랐던 민속초년생.
빠른 발을 이용, 밑으로 파고들어 다양한 잔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게 장기인 임은 백두급이면서도 경량급 선수들의 몸놀림을 능가한다는 평을 듣고는 있으나 아직 강의 적수가 되기에는 미흡하다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는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숙소근처 구룡산에서 하드트레이닝을 통해 지난 51회 대회(9월·부산)결승에서 남동하(20·현대)에게 패했던 한풀이를 멋지게 해냈다.
임은 우승 소감에서 『얼마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재승(유재승)이가 가슴속에 살아있어 두 사람이 싸운 것이다. 따라서 영광도 당연히 두 사람의 몫이다』고 밝혀 주위를 숙연케 했다.
유재승은 임과 같은 인하대 출신으로 나란히 럭키 금성에 입단했으나 지난 9월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한편 3, 4위전에서는 강호동에게 패했던 남동하가 임용제(24·조흥금고)를 2-0으로 일축했다.
이날 임은 결승에서 강의 들배지기를 밀어치기로 되받아 기선을 잡았으나 둘째 판을 들어치기로 내줘 호각세를 이뤘다.
셋째판을 주 특인 밭다리로 잡아 승기를 잡은 임은 넷째 판을 비긴 뒤 다섯째 판에서 빗장걸이를 되치는 강의 등 샅바를 끌어당겨 뒤집는 절묘한 변칙기술로 꽃가마의 주인이 되었다.
◇제52회 백두 장사급 순위
▲장사=임종구(럭키금성) ▲1품=강호동(일양약품) ▲2품=남동하(현대) ▲3품=임용제(조흥 금고) ▲4품=이종식(일양약품) ▲5품=황대웅(삼익) ▲6품=임광섭(럭키금성) ▲7품=심하섭(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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