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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최고혁신상 받고도 기술 묻힐판…한국 이러다 '아싸' 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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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인터뷰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장이 9일 오후 서울산업진흥원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장이 9일 오후 서울산업진흥원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웹툰 시장이 지금처럼 커질 줄 상상이나 했겠어요. 미래에 이런 신산업은 또 나옵니다. 누군가는 계속 서울의 미래 산업을 생각하고 마중물을 부어줘야 합니다.”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SBA) 대표이사는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창업투자·보스톤창업투자(현 우리인베스트먼트)·아시아경제TV(현 팍스경제TV) 대표를 거쳐 지난해 11월 SBA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해외진출 등 ‘공공최대의 액셀러레이터’가 취임 6개월 차 김 대표가 강조한 SBA 역할이다.

“한국 中企, 아마존·넷플릭스 되도록 지원”

9일 오후 서울산업진흥원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인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장. 우상조 기자.

9일 오후 서울산업진흥원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인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장. 우상조 기자.

김 대표는 이날 취임 후 가장 눈에 띄는 조직 변화로 ‘미래혁신단’ 신설을 꼽았다. 연 600억 원 규모의 서울시 혁신성장 펀드를 재원으로 벤처캐피털의 펀드에 투자, 승수효과를 통해 혁신기업에 더 큰 투자가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게 미래혁신단의 주된 역할이다. 혁신기업의 디지털 전환(DX) 지원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아마존과 같은 혁신 기업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지역·계절별 특수를 감안해 지점에 특화된 재고관리를 하고 넷플릭스 역시 사용자 개개인에 특화된 알고리즘을 적용해 콘텐트를 제공한다”며 “B2C와 관련된 중소기업의 경우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실적을 비약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만큼 10여년간 혁신기업에 대한 교육, 솔루션 제공 등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사관학교 통해 일자리 年 6700개 조성”

기업 성장을 위한 인력 미스매칭을 해소하는 것 역시 SBA의 주요 과제다. 4차산업 분야의 경우 인재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외려 부족해서다. 김 대표는 이에 “올해 예산 171억 원을 투자해 기존 2개소인 청년취업사관학교 수를 5개소(마포·용산·강동캠퍼스)로 늘리고 2025년 1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AI·빅데이터·핀테크·클라우드 등 SW 개발분야와 디지털전환(디지털마케팅·퍼블리싱·서비스기획 등) 분야 인재 1500명을 양성, 취업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일자리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BA는 청년취업사관학교 수료생 채용 기업이 지난해 224개 사(社)에서 올해 1000여 개사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턴 서울 시내 약 6개 대학에서 청취사 예비프로그램을 학점 이수할 수 있도록 편입하는 방안도 각 대학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올해 설정한 SBA의 일자리 창출 규모는 6700명이다.

韓 포지티브 규제, 4차산업 ‘아싸’ 만든다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장이 28일 오후 서울산업진흥원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장이 28일 오후 서울산업진흥원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신기술 사업화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규제 해소’ 역시 김 대표가 꼽은 숙제다. 그는 “올해 CES 2022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A사는 사람의 지문 격인 반려견의 비문(鼻紋)을 스마트폰으로 식별·등록하는 생체인식 기술을 개발했다”며 “그러나 동물보호법상 동물등록은 무선식별장치(마이크로칩)로만 하게 돼 있어 기술 파급이 정체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런 경우 법을 바꿀 수 없다면 기업 손을 잡고 공무원·기관을 일일이 찾아가서라도 설득해 나가겠다”며 “법에서 허용한 기술 외엔 모두 금지하는 현행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 하에서 한국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아웃사이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42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서울창업 허브(공덕·성수·창동·마곡)를 통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기술 협력을 늘려가겠다”며 “스타트업의 기술·특허·투자유치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타트업 플러스’ 플랫폼을 통해 기업 간 기술거래, 투자자와의 매칭까지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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