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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좀비도 2억 받는데…"강남 집 한채" 추성훈 발언, 진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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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료가 화제가 된 47세 베테랑 파이터 추성훈. [사진 원챔피언십]

대전료가 화제가 된 47세 베테랑 파이터 추성훈. [사진 원챔피언십]

추성훈(47)이 파이트머니(대전료)가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이라고 밝혀 화제다. 지난 8일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한 추성훈은 '가장 많이 받은 대전료가 어느 정도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추성훈은 "강남 아파트 정도 살 수 있다. 그만큼 힘들게 훈련하기 때문에 그 정도 보상은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추성훈은 지난달 2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원챔피언십 ONE X 대회 종합격투기 라이트급(77㎏급) 경기에서 아오키 신야(일본)를 2라운드 TKO로 이겼다.

폭풍 펀치에 맞고 쓰러진 아오키 안면에 피니시를 꽂는 추성훈. [사진 원챔피언십]

폭풍 펀치에 맞고 쓰러진 아오키 안면에 피니시를 꽂는 추성훈. [사진 원챔피언십]

결론부터 말하면 추성훈의 답변은 과장됐다. 한 격투기 관계자는 "추성훈이 대전료를 1~2억원대로 예상한다. 아무리 많이 받아도 3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다. 스폰서나 보너스를 제외한 순수 대전료만으로 강남에 웬만한 아파트 한 채를 사는 것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환 격투기 전문 해설위원도 "원챔피언십에서 추성훈에게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을 만큼 큰 대전료를 줬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미국 USA투데이가 공개한 UFC 누적 소득 추정액에 따르면 추성훈은 UFC 시절인 2009~2015년 7경기를 치르는 대가로 약 60만 달러(약 7억60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기 시절 경기당 대전료가 약 1억원인 셈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원챔피언십 챔피언급 선수들의 대전료가 1~2억원대다. 추성훈은 챔피언이 아니지만, 스타 선수이기 때문에 챔피언에 준하는 대우를 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추성훈에게 챔피언보다 훨씬 많은 대전료를 주긴 어려운 일"이라고 잘라말했다.

UFC 수퍼스타 코너 맥그리거. [AP=연합뉴스]

UFC 수퍼스타 코너 맥그리거. [AP=연합뉴스]

누적 상금 얘기라면 아파트 구입이 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추성훈이 현 소속인 원챔피언십에서 4경기를 뛰었다. 매 경기 3억원대 대전료를 받았다면, 강남에 작은 평수 아파트를 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환 위원은 "추성훈은 격투기 커리어가 대단한 선수다. 유도 선수로 운퇴한 뒤, 지금까지 화려한 성적을 쌓았다. 일본·미국 무대에서 활약한 전성기 시절부터 확보한 누적 상금을 따진다면 강남에 여러 채를 보유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파트 한 채 값 대전료를 받는 선수는 실제 존재한다. 격투기 메이저리그로 통하는 미국 UFC에서도 수퍼 스타급 선수에서 한해서다. UFC 최고 스타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의 경우 30~40억원대 대전료를 받는다. 추성훈이 뛰는 원챔피언십에선 UFC처럼 물량 공세를 펼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추성훈의 누적 대전료를 따지면 서울에 아파트 여러 채를 보유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전문가들은 "추성훈의 누적 대전료를 따지면 서울에 아파트 여러 채를 보유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김대환 위원은 "UFC도 소수의 톱클래스 선수를 제외한 챔피언급 선수들의 대전료는 6~7억원 선이다. 그것도 중계권료로 1조 이상을 벌어 들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격투기 단체라서 가능한 일이다. 원챔피언십이 UFC급 상금 규모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추성훈이 방송에 출연해 대전료를 과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추성훈은 현재 원챔피언십의 비공식 한국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 일종의 홍보 멘트였을 가능성이 크다. 또 예능 프로에 출연했으니,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농담과 과장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격투기 대전료는 일반적으로 비공개다. 대전료가 많을 수록 격투기계의 위상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다. 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자부심이 담긴 발언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대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정찬성. 송봉근 기자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대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정찬성. 송봉근 기자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대전료를 받는 선수는 UFC에서 활약하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다. 2010년 UFC 무대에 입성한 그는 공격적인 플레이에 KO승이 많아 인기가 높았다. 대전료도 10~20만 달러(1억2000만~2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정찬성은 지난달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273 메인이벤트(5분 5라운드)에서 페더급(65.8㎏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와 챔피언 타이틀전은 특별했다. 이 경기에서 정찬성은 40~50만 달러(4억8000만~6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정찬성의 TKO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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