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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통해 여성 잡스 나와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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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이정한

이정한

“여성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 부인이 처음으로 탄생했잖아요. 역시 여성 기업인 출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나왔고요.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여성 기업 주간 행사에는 대통령 부부도 모시려고 추진 중입니다.”

지난 6일 이정한(61)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회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277만 여성 기업의 대도약 원년 선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시점인 데다 지난해 말 ‘여성 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오는 7월에는 ‘제1회 여성 기업 주간’도 치른다.

여경협은 1999년 여성 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된 법정단체다. 전국에 17개 지회가 있다. 한국 기업(689만 개) 중 여성이 소유하거나 경영하는 기업은 277만 개(40.2%)다. 이 중 5만7000여 개가 여경협의 회원 기업이다.

이 회장 또한 34년간 일터에 몸담아온 여성 기업인(비와이인더스트리 대표)이다. 생계를 위해 스물일곱 살이던 1988년 경기 안산 반월에 철재상을 차린 게 시작이었다고 한다. 이후 비와이인더스트리를 철판을 가공해 기계부품 등을 만드는 연 매출 100억원대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는 무엇보다 “여성 기업 수가 전체 기업의 40%를 차지하고 여성 기업인 300만 시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전체 기업의 10%에 못 미쳐서인지 잘 알려지지 않은 면이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재 한국 여성의 경제 참가율은 약 6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33위에 불과하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 18개 중 여성 기업은 마켓컬리 한 곳뿐이다.

여경협은 기술·지식 중심의 여성 창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는 여성 창업 중 숙박·음식·부동산·도소매 등 서비스업 비중이 93.2%이고, 대부분 경력 단절 여성이거나 생존율이 낮은 생계형 창업이 많다는 점에서다. 이에 정부에 ▶여성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판로·자금 지원 ▶여성 기업 정책을 총괄하는 중소벤처기업부 내 여성기업정책실 신설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여성 기업의 활성화와 여성의 경제 활동 확대는 한국이 당면한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문제, 일자리 창출의 해법”이라며 “이제 한국에서 ‘여성 스티브 잡스’도 나올 수 있도록 여성 기업인들도 새로운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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