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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40대도 공원서 마신다…'4캔1만원' 깨져도 잘나가는 이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일 오후 서울 반포 한강공원이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서울 반포 한강공원이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낮 기온이 20도 중반을 넘나들 만큼 날이 더워진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제재가 크게 완화하면서 야외활동이 부쩍 늘어난 게 배경이다. 무엇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앞세운 국산 수제맥주가 성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는 분석이다.

맥주영상에 223만 조회수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국산 수제맥주인 ‘노동주’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노동주는 JTBC의 인기 웹예능 ‘워크맨’과 수제맥주제조업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함께 만든 수제맥주다. 지난 1월 워크맨 멤버들이 해당 맥주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영상을 내보냈는데, 조회수가 223만회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자 협업 맥주를 내놨다.

CU에서 출시한 필스너 맥주 '노동주' [사진 BGF리테일]

CU에서 출시한 필스너 맥주 '노동주' [사진 BGF리테일]

노동주는 퇴근 후 지친 직장인들이 시원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황금색 빛깔의 필스너 맥주로 청량감이 크다. 필스너 맥아를 사용해 고소한 맛과 단맛이 함께 느껴지고,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의 페일라거(Pale Larger)에 비해 풍미가 깊고 씁쓸한 맛이 난다. 회사측은 “감미료와 착향료를 일절 넣지 않고 유럽산 노블 홉(Noble Hop)만 사용해 신선하고 향긋한 꽃향과 허브향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한 캔에 4000원, 4캔에 1만1000원이다.

수제맥주 3000억 시장 코앞 

가격과 관련해 이달부터 국내 편의점에선 ‘4캔에 1만원’이란 공식이 깨졌다. 지난달부터 맥주에 붙은 세금이 L(리터)당 855.2원으로 지난해보다 20.8원 오른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올라 제조업체들이 출고가를 줄줄이 올렸기 때문이다.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별로 일부 할인행사 제품들이 있지만 주요 맥주는 대부분 4캔 기준 1만1000원으로 오른 상태다.

편의점 맥주 코너. 사진 중앙포토

편의점 맥주 코너. 사진 중앙포토

하지만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맥주는 수제맥주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CU에 따르면 5월 첫 주인 1~6일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5.9% 올랐고, 특히 수제맥주는 159.5%나 매출이 늘었다. 매장 입지별로 수제맥주 매출을 살펴보니 공원이 3배, 사무실이 1.7배, 유흥가가 1.2배 늘었다.
고객 연령대도 넓어지고 있다. 수제맥주는 20·30대 고객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40대 비중이 12%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시장규모는 2016년 311억원에서 2020년 1180억원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했고 내년엔 37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맥주, 수입 맥주 제쳤다  

수제맥주 인기의 중심엔 우수한 품질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함께 갖춘 국산 제품들이 있다. ‘곰표 밀맥주’ ‘말표 흑맥주’ ‘백양BYC비엔나 라거’ 등 복고 트렌드를 접목한 협업(콜라보레이션) 맥주, 성격유형검사인 MBTI를 제품에 결합한 ‘맥BTI’ 맥주, 국내 감자가루와 꿀 등을 넣어 만든 맥주 등 개성이 뚜렷한 수제맥주들이 잇달아 출시돼 호응을 얻고 있다.

곰표 밀맥주. [사진 BGF리테일]

곰표 밀맥주. [사진 BGF리테일]

그 결과 이달 기준 편의점에서 팔리는 맥주는 국산 맥주가 65%로 수입산 맥주(35%)를 크게 따돌렸다. 과거엔 ‘한국 맥주는 맛이없다’는 인식이 강해 편의점에서도 수입산 맥주가 60%, 국산 맥주가 40% 정도의 비율로 팔렸다. 하지만 일본 제품 불매 운동과 국산 수제맥주 품질 개선 등이 맞물리면서 2020년 국산과 수입산 판매비중이 5대5로 비슷해지더니 지난해엔 국산이 수입산을 6대 4로 역전시켰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상품기획자는 “국산 수제맥주를 찾는 고객층과 취향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우수한 제조업체와 함께 이달에만 10종류 넘는 국산 수제맥주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점이 국민 ‘수제맥주 펍(pub)’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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