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낙태비 500만원 드립니다"…아마존 이런 복지, 무슨일

아마존.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임신중절 수술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직원들의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주거지 근처에서 받을 수 없는 치료에 대해 매년 최대 4000달러(한화 약 507만원)의 경비를 지원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혜택은 직원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100마일(161km) 이상 떨어진 곳에 적용된다.

아마존 대변인은 임신중절을 포함해 "비만, 종양, 출생 24개월 이내의 선천성 기형, 정신 건강, 약물 남용 치료 등도 포함된다"면서 "이 혜택은 사무실이나 창고에서 일하는 직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제공된다"고 BBC를 통해 전했다.

아마존은 또한 생명을 위협하는 긴급한 의료 문제에 대해 최대 1만 달러(한화 약 1268만원)를 지원한다고도 했다.

아마존은 110만명의 정규직과 시간제 근로자가 일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고용주 중의 하나이다. 미국 전역에서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직원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워싱턴 주에서 일한다.

아마존의 이런 혜택은 최근 공화당이 장악한 주에서 임신중절 관련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킨 시기에 이루어져 주목받고 있다.

다음 달에는 보수 성향의 대법원이 미국에서 임신중절을 합법화한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도 뒤집을 수 있는 사건에 대해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 판결로 법이 뒤집힐 경우 미국의 각 주는 자체적으로 임신중절법을 결정할 수 있으며, 20개 이상의 주에서 임신중절을 전면 금지할 수 있다.

한편 BBC는 텍사스 정책 평가 프로젝트(TxPEP)의 연구를 인용해 텍사스에서 매달 약 1400명의 여성이 임신중절을 위해 다른 주로 이동한다고 보도했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임신중절법을 시행하며, 임신 6주 이후에는 시술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맛집 리뷰 사이트 옐프(Yelp)와 미국 6대 은행인 씨티그룹(Citigroup)을 포함한 일부 기업들은 임신 중절을 위해 이동하는 직원들의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