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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청문회에 등장한 옥시·애경…"가습기살균제도 청문회하자"

중앙일보

입력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별도 청문회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날 청문회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정안에 반대한 기업 옥시와 애경 대표가 깜짝 증인으로 참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두 기업 개표가 발언할때마다 "변명으로 들린다"며 질책했다.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는 박동석 옥시레킷벤저스 한국 대표와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최근 두 기업의 불참으로 11년 만에 나온 가습기 살균제 조정안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환노위 의원들은 두 기업 대표에게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두 기업의 대표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면서도 조정위에 복귀하기 위한 조건을 들었다. 옥시 대표는 "조정위가 출범하면서 논의했던 ▶종국적 해결, ▶합리적 조정 기준, ▶공정한 기업 간 분담 비율이 전제되면 조정에 복귀하겠다"고 했다. 애경 대표 역시 "현재 조정안의 분담비율 기준에 합리성이 떨어진다. 또한 종국성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종국성이란 민간 조정 이후 발생한 피해에 대해선 기업이 추가로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환노위 위원들은 "진정성이 없다"며 비판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박 대표에게 "나와서 변명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니 피해자에게 사죄한다는 이야기는 다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발표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채 대표이사를 향해 "이 상황을 모른다는 것 자체가 애경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진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인사청문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화진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인사청문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한 후보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정 문제에 대해 "취임 후 다각도로 해결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피해 구제는 관련 기업들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신규 피해에 대해 기업의 부담을 면제해주는 것은 현행법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차기 환경부가 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환노위는 향후 가습기살균제 피해만을 논의하는 별도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정 과정에 대해 국회에서 다시 한번 청문회를 해보자"고 제안하자, 민주당 간사인 안호영 의원은 "저도 그런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환노위 위원장인 박대출 의원도 "두 대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이 저로서도 공허하게 들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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