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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도는 尹, 옆엔 김은혜 후보…민주 "노골적 선거개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근 잇단 지역 방문을 놓고 정치권에서 선거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윤 당선인은 2일 일산ㆍ안양ㆍ수원ㆍ용인 등 경기 지역을 도는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달 중순부터 시작한 ‘약속과 민생의 행보’ 6번째 지역으로 “당선 후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라는 게 당선인 측의 설명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달 11일 대구ㆍ경북을 시작으로 전북ㆍ전남ㆍ경남ㆍ인천ㆍ충북ㆍ충남ㆍ경기 등 전국 지역을 돌며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일 오후 경기도 용인 처인구 용인중앙시장을 찾아 감사 인사 후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일 오후 경기도 용인 처인구 용인중앙시장을 찾아 감사 인사 후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날 윤 당선인의 발걸음은 1기 신도시 지정 지역 등 경제 현안이 있는 지역에 집중됐다. 먼저 일산에선 GTX-A 노선 공사현장을 찾아 국토부 관계자로부터 건설현황을 보고받았다. 윤 당선인은 직접 작업복을 입고 현장을 둘러본 뒤 주민들과 만나 “1기 신도시의 종합적 도시 재정비 문제를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재건축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데, 다행히 여야가 법안을 내놨기 때문에 서로 다른 부분을 조정해서 신속하게 법안을 확정하고 세입자 거주도 법에 따라 보장해드릴 것”이라며 “선거 때 약속드린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안양에서는 1기 신도시로 지정된 평촌의 주택부지 개발 및 재건축 추진 현황에 대해 경기도청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가운데)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왼쪽), 심교언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이 2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GTX-A 터널구간 공사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가운데)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왼쪽), 심교언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이 2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GTX-A 터널구간 공사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방문한 지역마다 “중앙정부의 대폭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수원에서 군 공항 소음피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새 정부에서 원만한 (군 공항)이전 장소를 찾고, 중앙정부가 대폭 지원해서 (이전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용인시장에서는 “용인은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으로 가담하게 됐는데,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용인이 첨단과학기술단지로 변모하는 데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윤 당선인은 용인시장에서 상인들에게 떡, 강정 등을 구입한 뒤 연단에 올라 ‘어퍼컷 세레머니’를 펼쳤다.

이날 윤 당선인의 모든 일정에는 국민의힘의 경기지사 후보로 뛰고 있는 김은혜 후보가 동행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윤 당선인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김은혜 화이팅”을 함께 외치기도 했다.

이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윤 당선인이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윤 당선인은 정부 출범 준비는 팽개치고 팔도를 유람하면서 지방선거 출마자와 밥을 먹고 사진을 찍는다”며 “체통을 지키라”고 비판했다. “선거운동 아니냐고 묻지는 않겠다”면서도 “선거가 끝난 지가 언제인데 어퍼컷 세레머니인지 뭔지, 아직도 국민을 향해 주먹질을 하고 다니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은혜 후보와 맞붙은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은 노골적인 선거개입을 즉시 중단하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세력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 질문에 대해 한 짧은 답변을 문제삼아 대통령 탄핵을 시도했는데, 지금 윤 당선인의 행보는 그때에 비할 바 없이 노골적”이라며 “대통령이었으면 탄핵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이 같은 행보가 “선거개입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통의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선인이 지역에서 민생을 살피고 고마움을 표하는 게 선거개입인가”라며 “그걸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건 당선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겁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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