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국민통합·민생·안보···가시밭길 들어선 한덕수 총리 후보자

중앙일보

입력 2022.04.26 14:30

새 정부 닻 올리기도 전에 암운 “경색 정국 중재자로 나서라” 주문도 _최경호

의회 권력 민주당이 장악, 강대강 국면에서 민생 문제 풀 수 있을까

국론 분열 극복하고 성장·안보·화합 과제 제대로 수행해야 미래 열려

한덕수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는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윤 당선인의 내각 인사 발표 후 정국이 급랭하면서 여야가 강대강 대치 전선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아직 후보자 신분이지만 한 후보자가 여야 경색 정국의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한덕수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는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윤 당선인의 내각 인사 발표 후 정국이 급랭하면서 여야가 강대강 대치 전선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아직 후보자 신분이지만 한 후보자가 여야 경색 정국의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국민통합·화합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계속 발신해온 메시지다. 여야 협치는 국민통합과도 연결돼 있다. 협치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고집하면 결국 국가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다음 날인 4월 4일 밤, 한덕수 후보자는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통합과 협치를 강조했다. 그의 주장처럼 여소야대 정국에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협치는 성공으로 가는 필요조건이다. 172석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 없이 윤석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은 게 현실. 끝내 민주당과의 정면충돌을 피하지 못한다면 ‘취임덕(취임+레임덕)’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이 한 전 총리를 지명한 배경에는 이 같은 ‘현실적’ 이유가 고려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위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총리 인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했던 것으로 안다”며 “한 전 총리와 함께 후보자로 거론됐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선택되지 못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관료 출신인 한 전 총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중용됐던 인물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도 발탁됐을 만큼 정치적 색채와는 거리가 있다. 윤 당선인으로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한 전 총리이기에 민주당이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을 법하다. 박 전 부의장이나 김 전 대표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배신자’로 여길 수 있다.

이런 배경 등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한 전 총리이지만,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여야 협치를 통한 국민통합·민생·국가안보 등 시급한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의회 권력을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협치가 말처럼 순조로울지는 의문이다.

경력에 비춰볼 때 시급한 국가 과제 풀어갈 적임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무위원 후보자 추천서. /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무위원 후보자 추천서. /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실

더구나 윤 당선인이 4월 13일 발표한 2차 내각 인선, 특히 ‘검언 유착’ 의혹을 받았던 한동훈 검사가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자 민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대국민 테러 인사”(박홍근 원내대표), “검찰 정상화에 대한 대응으로 가장 윤석열다운 방식”(최강욱 의원), “한동훈, 고귀한 검사장에서 일개 장관으로 가는군요”(김용민 의원) 등 격앙된 발언이 이어졌다. 심지어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한덕수·한동훈, 두 한씨 가운데 적어도 한 사람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쏘아댔다.

이처럼 닻을 올리기도 전에 윤 당선인과 민주당이 ‘강대강’ 대치 전선을 형성하면서 정국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책임총리’ 타이틀을 가진 한 후보자가 어떻게 내각을 이끌고 민생 문제를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 후보자는 보수 정부의 호남 출신 총리라는 점에서 국민통합의 상징성을 띨 수 있다. 또 그의 경력에 비춰볼 때 경제·외교·통상 등 국가적 과제를 안정적으로 풀어나갈 적임자라는 평도 나온다.

한 후보자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통상산업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국무총리 등을 역임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내면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최초로 추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아 부동산 정책과 함께 금융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을 주도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미대사·한국무역협회장 등을 지냈다.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를 코로나19와 미·중 패권 다툼, 엄혹한 경제안보 현실, 4차 산업 생태계 등을 주도적·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적임자로 판단한 듯하다.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여러 번 강조했듯 권한과 책임을 확실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한마디로 책임총리·책임장관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사람을 쓰되 결과가 나쁘면 그에 대해 책임지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고 강조한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의 회동 때 책임장관제를 건의했다고 한다. 책임장관제란 총리가 장관을 추천하면, 장관 추천자에게 차관을 다시 추천받는 방식으로 팀워크를 구성하는 것이다. 한 후보자의 건의에 윤 당선인은 크게 공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정부 들어 책임총리에 이어 책임장관 탄생이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명 후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자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일어나는 중소 영세상인, 중소 상공인의 어려움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면서 “또 세계적인 부품산업의 공급, 이런 것들이 차질을 빚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물가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익 외교 ▷재정 건전성 ▷국제 수지 흑자 ▷생산력 높은 국가 유지를 국가의 중장기적인 운영을 위한 4대 과제로 제시했다. 한 후보자는 이 외에도 국가 생산성과 직결되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재편, 가계부채의 효율적 관리, 사회적 양극화 해소, 일자리 확대, 주택·의료·교육·연금 등 국민 실생활에 정부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한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흡족한 것만은 아니다. “정권을 교체한 새 정부의 첫 인선이니만큼 새 시대에 어울리는 신선한 인물의 발탁을 기대하는 국민 요구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있다. 70대 중반을 바라보는 한 후보자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인공인 2030세대와의 공감 능력을 얼마나 갖췄는지 의문이라는 우려도 있다.

“신선한 인물 기대하는 국민 요구와 거리 멀다” 지적도

이 같은 아쉬움과 우려를 해소할 사람은 당연히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다. 윤 당선인은 여러 차례 공언한 대로 책임총리에게 제대로 힘을 실어줘야 하고, 한 후보자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경륜과 통합’을 국정 운영에서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능력과 안목을 갖춘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야 하는 것도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의 몫이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측 인사가 내각에 발탁되지 않으면서 공동정부 구성에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안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내각 2차 인선 발표일인 4월 13일 저녁 윤 당선인과의 도시락 회동에 불참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을 나오면서 ‘공동정부 구성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안 위원장의 측근으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 “쓰는 사람을 보면 그 지도자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며 “새 정부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 사람들이 그대로 다시 다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나 있는 풀을 보면 그 땅이 어떤 땅인지 알 수 있고, 쓰는 사람을 보면 그 지도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그러자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4월 14일 저녁 서울시내 모처에서 2시간가량 식사를 함께하며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회동 후 양측은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하나가 되기로 했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있을 기관장 인사에서 안 위원장 측 인사들이 중요될 것으로 관측되기도 한다.

이명박 내각은 ‘고소영’, 윤석열 내각은 ‘서육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윤 당선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수어(手語) 통역사, 한화진 환경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윤 당선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수어(手語) 통역사, 한화진 환경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자.

하지만 양측의 간극이 분명히 있었던 만큼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 직전에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고 국민 앞에서 약속하지 않았냐”면서 “윤석열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출발하는 만큼 안 위원장과의 연대는 필수다. 공동정부를 구성하기로 한 파트너와도 호흡을 맞추지 못하면서 어떻게 야당과의 협치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4월 14일 마무리된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및 대통령비서실 인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서육남(서울대·60대·영남)’이라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이라는 신조어와 묘하게 오버랩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및 초대 장관 후보자 18명, 대통령 비서실장,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내정자 등 총 21명의 평균 나이는 61세, 출신교(학부 기준)는 서울대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 서울대 법학과 선후배 사이다. 서울대 다음으로 ▷고려대(4명) ▷경북대(2명) ▷육군사관학교와 한국외국어대·광운대·방송통신대(이상 각 1명) 순이다.

연령대는 ▷60대(13명) ▷50대(6명) ▷40대(1명) ▷70대(1명) 순이다. 최고령자는 73세인 한 후보자, 최연소자는 49세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사로는 한덕수 후보자(주미대사)를 비롯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청와대 정책실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대통령실 환경비서관) 등 6명이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인선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경륜이나 안정감 면에서는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3040세대, 호남·여성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다양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이 ‘믿는 사람만 쓰겠다’는 스타일이다 보니 인재 풀이 지나치게 협소해 보인다.”

이재오 “한동훈 발탁, 법무부를 대통령 휘하에 두겠단 얘기”

실제로 남성 편중 현상은 두드러졌다. 전체 21명 중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3명뿐이다. 민주당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대한민국의 절반이 여성인데 윤 당선인의 눈에는 그중 실력 있는 여성이 딱 셋밖에 없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송갑석 의원은 18개 정부 부처 장관 중 광주·전남 인사는 한 명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맥 내각’, ‘폭탄주 내각’, ‘서영남(서울대·영남 출신 남자)’ 등 국민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며 “호남을 배제한 윤석열 내각 인선은 국민통합 퇴행 인사”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인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은 한동훈 검사다. 윤 당선인은 ‘리틀 윤석열’로도 불리는 한 검사를 예상을 깨고 법무부 장관에 발탁했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 국정농단 특검 수사, 조국 수사 등을 함께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 수사를 주도한 한 후보자는 조국 전 장관 수사 이후 좌천돼 2년 이상 한직을 맴돌았다.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당시 인터뷰에서 “정권에 피해를 많이 입었고, 거의 독립운동 하듯 현 정부와 싸워온 사람”이라고 치켜세워 논란을 야기했다.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 발탁이 “절대 파격은 아니다”고 했다. 한 후보자가 역량을 두루 갖춘 적임자라는 게 윤 당선인의 설명이다. 한 후보자는 검찰 개혁 과제에 대해 “검찰은 법과 상식에 맞게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나쁜 놈들을 잘 잡으면 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서로 맹종하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한동훈 카드’는 법무부와 검찰을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결과를 야기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한 후보자가 직접 수사 지휘는 하지 않더라도 ‘윤석열 사단’ 소속 검사들이 요직에 배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의 법무부·검찰 장악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하자 검찰 수사권 폐지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특별수사청 설치 등 대안 추진을 고려해서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에게 중책을 맡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4월 13일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자격이나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우리가 문재인 정권 인사를 계속해서 캠코더(캠프 출신, 코드 인사, 더불어민주당)’ 인사라고 비난했다”며 “그런데 집권 초 첫 내각에 법무부 장관에 자기 사람을 갖다 앉힌다? 그러면 법무부, 검찰·사법체계를 대통령 자기 휘하에 두겠다는 이야기로밖에 안 들린다”고 꼬집었다.

성장동력 되살리고 복지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4월 12일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가운데) 의장과 자리를 함께한 박홍근(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4월 12일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가운데) 의장과 자리를 함께한 박홍근(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다시 윤석열 후보 선대본부 출신 인사의 말을 들어보자. “출발이 중요하다. 어쩌면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 ‘취임덕’을 자초했는지도 모른다. 대선에서 530만 표차로 대승한 이명박 정권도 인수위 시절 국민 눈에 오만하게 비치면서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는 걸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하물며 0.73%p 차로 간신히 이긴 윤석열 정권은 오죽할까. 의회 권력과 지방 권력은 여전히 민주당 차지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한 방에 훅 간다.”

출범을 앞둔 새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지적되는 부동산 대란, 일자리 쇼크 등을 추슬러야 한다. 인플레로 어려워진 민생경제를 보살피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론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추구하는 것도 급선무다. 민생·안보·국민통합 과제를 제대로 수행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도 할 일이 태산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밝혔듯이 새 정부의 외교 과제는 ▷북한 도발 ▷미·중 간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국제 공급망 ▷경제안보 현안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3월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를 통해 ‘핵·ICBM 시험 모라토리엄(유예)’ 약속을 철회한 북한 리스크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공약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중국 측은 앞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 등 경제적 보복 조치를 취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낮은 자세’로 대중(對中) 외교를 폈지만, 중국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한·일 관계 역시 더 방치하면 곤란하다. 윤 당선인은 그동안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해왔으나, 서울과 도쿄 모두 국내 정치에 한·일 관계를 너무 깊이 개입시키다 보니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되레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이르면 5월 말로 예정된 윤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도 큰 ‘허들’이다. 윤 당선인은 ‘한·미 동맹 복원·발전’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민주당 협조 없이 원만한 국정 운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강대강 대치만은 피하는 게 국민에 도움이 된다. 끝까지 극한 대립을 고집하다가는 자칫 식물 정부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여야 경색 정국에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가 자기 목소리를 내고, 중재자로도 나서야 한다. 그렇게 해서 여야 긴장 국면이 풀려야 그가 강조했던 4대 과제도 실천해나갈 수 있지 않겠냐”고 주문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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