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두 쌍에 흉기 휘두른 그놈, 아내들 급소만 찔러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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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전 0시14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한 도로에서 50대 남성이 부부 모임 중이던 남녀 4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채널A 캡처]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부부 모임 흉기난동’ 피해자의 친구가 해당 사건을 계획적 살인이라고 주장하며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했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엄마를 잃은 아이들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부부 모임 흉기난동 사건 피해자의 30년 지기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가해자가 계획적이고 잔혹하게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제 30년 지기 친구가 응급 상황을 몇 차례 넘기며 수술을 받아야 했고 친동생처럼 아끼던 동생은 사망했다”며 “사고 소식을 아이들에게 알릴 수 없어 장례식 당일에서야 초등학교 5학년, 4학년 아이들이 엄마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가해자는) 우발적 살인이라고 하는데 이미 사소한 시비가 끝나고 사과하며 인사까지 나누고 헤어진 상황에서 자기 차에 가서 범행 도구를 가져와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상식적으로 차에 흉기 자체를 소지하는 것부터 (문제이고) 누가 됐든 걸리면 이와 같은 불상사가 생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는 제일 약한 여성들의 급소만 공격했다”며 “이미 칼에 찔려 부상당해 겁에 질려 도망가는 사람을 끝까지 쫓아가 흉기로 찔렀다”고 설명했다.

A씨는 가해자가 폭행 등 전과가 있다며 “경찰은 왜 이런 흉악범을 체포하고 조사가 어찌 이뤄지는지, 신상 공개 여부는 어찌 되는지 말이 없느냐. 대체 몇 명의 피해자가 더 생겨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며 “흉악범의 신상을 공개하고 엄벌에 처하는 형량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3일 충남 천안서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14분쯤 천안시 서북구의 한 도로에서 부부 모임을 하던 부부 두 쌍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살인)로 50대 남성 B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채널A는 사고 현장 영상이 담긴 폐쇄회로(CC) TV 화면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피해 부부가 4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칼을 든 B씨가 피해자 쪽으로 달려갔다. 아내가 길에 쓰러지자 남편은 아내의 팔을 당기며 피신시킨다.

지인이 말려보지만 B씨는 계속해서 피해자들을 쫓아갔다. 자정을 넘겨 벌어진 흉기난동은 5분 가까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0대 아내 2명이 사망하고 40대 남편 2명은 중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 남성들은 사촌 사이로, 이날 부부 동반 모임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부부들과 B씨는 이날 처음 본 사이였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상대방이 시비를 걸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노래방에서 왜 시비가 붙었는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