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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가서 놀까 했더니…롯데월드·영화관 티켓값에 '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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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중학생ㆍ초등학생 두 아들, 남편과 함께 서울 잠실 롯데월드를 찾은 권모(45)씨는 놀이시설 이용료를 결제하려다가 잠시 머뭇거렸다. 성인 자유이용권 가격이 지난달부터 3000원 인상된 6만2000원으로 비싸져서다. 청소년 자유이용권도 5만2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올랐다. 권씨는 “물가가 오른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용권 가격 앞자리 수가 바뀌니 당황스럽긴 하더라”며 “애들이 좋아하는 치킨 등 외식 메뉴 가격도 계속 올라가니, 시내 나들이 비용이 예전보다 10% 정도는 더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정식 개장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을 찾은 관람객들이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1일 정식 개장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을 찾은 관람객들이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5월 가정의달을 앞두고 어린이ㆍ청소년이나 가족 여가 생활과 관련이 많은 품목ㆍ서비스 요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기 해제되면서 아이들과 함께 외출하는 가족의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BBQ, 다음달부터 치킨 2000원 인상

당장 부모의 체감 부담이 큰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 가격이다. 아이들과 밖에 나가면 외식을 하자는 아이들의 성화가 빗발쳐서다. 26일 통계청의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치킨(10.47%)ㆍ햄버거(10.94%)ㆍ자장면(11.98%)ㆍ떡볶이(10.65%) 등의 가격이 2년 전보다 10% 넘게 올랐다. 탕수육ㆍ돈가스ㆍ스파게티 등도 2년 전에 비해 6~7% 인상됐다.

밀ㆍ식용유 등 국제 원재료 값이 크게 상승한 데다, 교촌ㆍbhc 등 치킨 프랜차이즈는 물론 롯데리아ㆍ버거킹 같은 주요 외식 브랜드들 가격을 올린 여파로 풀이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다음 달 2일부터 제품 가격을 2000원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곡물, 제지 등 원부재료와 국내외 물류비, 인건비 급등에 버티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CGV, 영화관람료 1000~5000원 올려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 '무비 위크'가 안내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 '무비 위크'가 안내되고 있다.[연합뉴스]

가성비 높은 가족 나들이 장소로 꼽히는 극장가도 티켓값이 훌쩍 뛰었다. 영화관람료는 지난 3월, 2년 전과 비교해 23.03%나 급등했다.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코로나19 팬데믹 1년차였던 2020년 10~11월 관람료를 인상했고, 이후 6개월 만인 지난해 4~6월 또 한차례 인상한 바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는 이달 4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또 1000~5000원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적자가 누적돼 경영 위기가 가중되고, 제작 및 투자ㆍ배급 등 영화산업 생태계 전체가 더는 버틸 힘이 없어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3000원 인상 

테마파크나 키즈카페 요금인 놀이시설 이용료는 2년 새 4.76% 올라 상대적으로 인상 폭이 작은 편이다. 감염 우려로 키즈카페의 휴업ㆍ폐업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양대 테마파크로 꼽히는 에버랜드가 3월부터 일부 연간 회원권 요금을 1만~4만원 인상하고, 4월부터는 롯데월드도 자유이용권 가격을 올렸다. 재개장하는 키즈카페도 늘면서 올해 놀이시설 이용료의 인상 폭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월드 측은 “코로나에도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통해 이용 요금을 동결해왔다”면서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이용 요금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기름값도 여유 있는 나들이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휘발유는 2년 전보다 29.58% 올랐고, 경유는 38.96%나 값이 비싸졌다.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자동차 여행을 떠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 스포츠·숙박 할인행사 진행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로 여가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국민의 여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포츠 관람 및 숙박 분야 할인행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축구ㆍ야구ㆍ농구ㆍ배구 등 프로스포츠 네 개 종목의 ‘반값 할인 티켓’을 지원한다. 올해 7월까지 회당 최대 7000원 한도로 40만장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 ‘대한민국 숙박대전’ 행사를 통해 숙박요금도 지원한다. 전국 등록숙박시설 7만여 곳과 연계해 6월 초까지 숙박료 7만원 이하 숙박시설은 2만원, 7만원 초과 시설은 3만원의 할인권을 총 114만장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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