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개 환경단체 '가습기살균제 참사' 옥시·애경 불매운동 돌입

중앙일보

입력 2022.04.25 14:47

25일 옥시 애경 불매운동 선포식. 환경보건시민센터

25일 옥시 애경 불매운동 선포식.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시민단체들이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기업인 옥시와 애경에 대한 전국적인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거센 불매운동으로 일부 대형마트에서 옥시 제품이 철수했던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옥시와 애경은 민간 피해조정위원회의 조정을 받아 피해자들과 합의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11일 나온 최종 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시민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유족과 함께 25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에서 '가습기 살균제 살인기업 옥시와 애경 범국민 불매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이번 불매운동에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시민단체는 총 143개다. 각 지역 환경운동연합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여성환경연대,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등이다.

가습기살균제. 뉴스1

가습기살균제. 뉴스1

이날 선포식 참석자 20여명은 옥시의 데톨·옥시싹싹·개비스콘, 애경의 트리오·스파크 등 제품 40여개를 바닥에 던졌다. 불매운동 대상 제품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옥시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제품을 415만 개, 애경은 '애경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164만 개 판매했다. 이중 개별적으로 기업과 합의한 피해자는 각각 405명, 11명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나머지 수천 명의 피해자와는 피해조정을 거부하고 있다. 대참사를 일으켜놓고 11년 동안 단 한 번도 피해자들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인이 숨진 유족 김태종(68)씨는 "옥시와 애경은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기업이다. 시민들께서 불매운동으로 두 기업을 심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전개

불매운동 시민단체 연합은 이날부터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캠페인, 1인 시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매주 각 지역의 대형할인마트 앞에서는 옥시, 애경 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한다. 기업의 제품명을 하나씩 읽으며 항의하는 방식이다. 또한 각 시민단체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다룬 영화 '공기살인' 단체 관람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 레킷(옥시)의 대표 상품 데톨에 대한 불매운동은 국제적으로 전개한다고 밝혔다. 20여개 아시아 국가 시민단체들과 모인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ANROEV)가 성명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지난 7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상여행진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7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상여행진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정위 기한 만료 D-5

이달 초 조정위는 7027명의 조정 대상 피해자에게 최대 5억3500만원을 지급하는 최종 조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옥시와 애경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참사 11년 만의 피해구제 조정은 사실상 무산됐다. 조정위는 피해자와 기업 측을 만나 조정위의 활동 기한 연장을 논의했지만 이마저도 옥시와 애경의 거절로 무산됐다. 조정위는 이달 30일 활동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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