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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권력욕 없이 새로운 세계 도달"…시인 출신 비서관 소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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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권력욕 없이 새로운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고, 홀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신 비서관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에 대해) 너무 착하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권력으로만 할 수 있다. 권력에 취한 목소리들 안에서 오직 마음을 얻기 위해 다른 삶을 살았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 비서관은 "도스토예프스키는 '악령'에 혜안을 남겼다. 획기적 발전과 혁명, 유토피아라는 환상 뒤에는 오늘, 친구, 주변을 향한 권력의 과시가 내재해있다"며 "급진의 도박판에 좌우 가리지 않고 둘러앉았는데, 외롭게, 실현 가능한 길에 등불을 걸었다"고 했다.

이어 "성패는 그 시대의 것이 아니고, 객관적이지도 않다. 동기의 순수성만이 시대를 관통해 가치를 만든다"며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기억, 같은 말에 대한 다른 해석. 그 앞에 성패를 묻는 일은 부질없다. 그는 정직, 성의, 지극으로 하루하루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모습으로 산다는 것은 말로 가능하지 않다. 오직 태도다. 그는 몸에 밴 그대로 했다"며 "권력을 나누는 일이 우리에게 너무 이른지 모른다. 그는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며 고개 숙이고, 믿었다. 평범함이 가진 위대함,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의 세상"이라고 했다.

사진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 페이스북

사진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 페이스북

신 비서관은 "대통령을 다 알 수는 없다. 8년 가까이 주변을 서성이며 느낀 저의 마음일 뿐"이라며 "저는 이제 작은 방으로 돌아간다. 모든 것이 그대로 있어 주기에는 좀 먼 길이었다"고 했다.

시인 출신인 신 비서관은 문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 연설비서관에 임명돼 지난 5년간 문 대통령의 말과 글을 책임져왔다. 신 비서관은 한양대 국문과 재학 당시 1년 후배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학생운동을 한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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