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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에 빠진 고진영, 쿼드러플 보기...디오 임플란트 오픈 3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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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진영이 높은 벽을 앞에 둔 페널티 구역에서 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고진영이 높은 벽을 앞에 둔 페널티 구역에서 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 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디오 임플란트 LA오픈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 3위로 밀렸다. 버디 4개를 잡았으나 쿼드러플 보기와 보기 하나가 나와 타수를 잃었다.

선두는 11언더파의 하타오카 나사(일본), 해나 그린(호주)이 4타 차인 7언더파 2위, 고진영이 6언더파 공동 3위다.

고진영은 전날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34라운드 연속 언더파가 중단된 후 셰브런 챔피언십에서 53위로 흔들리던 그가 다시 기세 좋게 반등했다.

15번 홀까지 괜찮았다. 버디 3개로 하타오카와 공동 선두였다. 그러나 16번 홀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고 칩샷이 짧아 다시 흘러 내려왔다. 다시 친 샷은 홀을 지나갔으나 만만치 않은 거리의 퍼트를 넣어 보기로 막아냈다.

17번 홀(파4)에서 대형 사고가 났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페널티 구역에 빠졌다. 윌셔 컨트리 클럽 회원들이 바랑카(협곡)이라 부르는 깊은 개울이었다. 고진영의 키보다 높은 무시무시한 곳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아멘코너를 휘감는 래의 개울 보다 무서운 곳이다.

고진영의 볼은 물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협곡이 너무 좁아 그린에 올리기 만만치 않아 보였다.

고진영은 잠시 고민하다 볼을 그대로 쳤으나 벽 상단을 맞고 다시 내려왔다. 이 볼도 물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고진영은 다시 한번 진흙 위에서 온그린을 시도했으나 역시 벽에 걸려 떨어졌다.

 고진영. [AFP=연합뉴스]

고진영. [AFP=연합뉴스]

그제서야 고진영은 진흙 샷을 포기했다. 1벌타를 받고 페널티 구역 밖에 드롭해 6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다. 트리플보기 퍼트였던 첫 퍼트가 짧아 쿼드러플 보기가 됐다. 고진영은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4라운드를 기약했다.

고진영은 "오늘 나쁘지 않은 플레이였고, 단지 17번 홀에서만 큰 실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게 골프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마지막 홀에서의 버디는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는 데 있어 굉장히 크다"라고 말했다.

박인비와 강혜지도 6언더파로 고진영과 선두와 5타 차 공동 3위에서 역전을 노린다. 최운정은 4언더파 공동 6위, 김세영은 3언더파 공동 9위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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