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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딛고 복귀한 친구 에릭센 꼭 안아준 손흥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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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퍼드전에 나선 손흥민(왼쪽). 득점포 가동엔 실패했다. [AFP=연합뉴스]

브렌트퍼드전에 나선 손흥민(왼쪽). 득점포 가동엔 실패했다.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30)이 2경기 연속 골 침묵했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시즌 EPL 34라운드 브렌트퍼드와의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풀타임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토트넘은 이날 9개의 슈팅 중 유효 슈팅은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모두 브렌트퍼드(슈팅 15개·유효 슈팅 2개)보다 적었을 정도로 고전했다.

EPL 2경기 연속 무득점. 손흥민은 지난달 21일 웨스트햄전(2골), 지난 4일 뉴캐슬전(1골), 지난 10일 애스턴 빌라전(3골)에서 연속 골을 몰아치는 등 최근까지 가파른 상승세였다. 그러나 지난 16일 33라운드 브라이턴전에 이어 이날 골맛을 보지 못했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토트넘 선수 중 가장 낮은 평점 4점을 줬다. 손흥민은 EPL 17골로 득점 2위에 올라있다. 또 한 골만 추가하면 자신의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 신기록도 쓴다.

이날 승점 1을 보태는데 그친 토트넘(승점 58)은 아스널(승점 60)에 잉글랜드 EPL 4위 자리를 내줬다. 아스널은 같은 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3-1로 꺾었다. EPL 4위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마지노선이다. 브렌트퍼드(승점 40)는 최근 4경기 3승 1무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11위를 달렸다.

옛 동료 에릭센과 감동의 포옹을 나누는 손흥민(7번). [AFP=연합뉴스]

옛 동료 에릭센과 감동의 포옹을 나누는 손흥민(7번). [AFP=연합뉴스]

비록 승부를 가리진 못했어도 두 팀의 맞대결은 특별했다는 평가다. 친정팀과 다시 만난 브렌트퍼드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30) 때문이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고향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로 2020 조별리그 핀란드전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경기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의식을 되찾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 심장 제세동기 사용을 금지한 규정 때문에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뛸 수 없게 된 에릭센은 당시 소속팀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지난해 12월 계약이 해지됐다. 재활을 거친 그는 올해 1월 브렌트퍼드 유니폼을 입고 복귀했다.

에릭센은 유럽 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토트넘에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뛰며 전성기를 달렸다. 손흥민과는 2015~16시즌부터 2019-20시즌 전반기까지 3년 넘게 토트넘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합작했다. 손흥민은 에릭센이 쓰러지던 날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에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린 뒤, 에릭센을 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손가락 두 개와 세 개를 펴고 중계 카메라를 향해 영어로 "크리스티안, 건강해(stay strong). 사랑해(I love you)"라고 외쳤다. 23은 에릭센이 토트넘 시절 달았던 등번호다.

경기 초반 에릭센이 원정 관중석 방향으로 코너킥을 차러 가자 토트넘 팬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엔 에릭센이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며 반가움을 나눴다. 에릭센은 친정에 비수를 꽂을 뻔했다. 후반 20분 토트넘의 패스 실수에 의한 공격 기회 때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는데, 골대 왼쪽으로 빗나갔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에릭센에게 양 팀 최고 수준인 평점 7.6점을 주고 그를 '맨 오브 더 매치(MVP)'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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