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아파트값이 3주 연속 상승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상승 폭이 더 커졌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11일 기준) 서울 용산구 아파트값은 0.03% 올라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세(0.00%)를 유지한 가운데 용산구의 가격 상승폭(0.02→0.03%)은 일주일 전보다 더 커졌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공원, 경부선·경의선 지하화, 한남뉴타운 개발 등 지역 현안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용산 집주인들은 시장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전용면적 140㎡(10층)는 40억5000만원에 최고가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7월 거래된 같은 면적(13층)의 거래 가격(33억원)보다 7억5000만원 오른 것이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 매물은 지난 11일 호가를 49억원에서 50억원으로 1억원 올렸다. 지난 1월 같은 면적(41층)이 50억9998만원에 거래되면서 3.3㎡(평)당 1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남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상황"이라며 "매도를 원하는 집주인들은 1억원가량 호가를 높여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강남구는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뛰어 지난주 0.02%에서 금주 0.04%로 상승폭이 2배로 늘었고, 서초구는 반포동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며 2주 연속 0.02% 상승했다.
양천구도 목동신시가지 단지의 재건축 기대감으로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 주 0.02%로 상승 전환됐다. 양천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올해 1월 17일(0.01%) 조사 이후 12주 만에 처음이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9단지 전용 106㎡은 지난달 29일 21억5000만원(14층)에 최고가 거래됐다. 지난 2월(18일) 거래금액인 19억8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올랐다. 은평구와 동대문·중랑구, 구로·금천·영등포구 등지의 아파트값도 최근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이번 주 가격이 하락한 곳은 도봉구(0.03%), 강서구(-0.02%) 등 12곳으로, 지난주(15곳)보다 3곳 줄었다. 부동산원은 "강남권(강남·서초구) 재건축이나 고가의 인기단지는 상승하고, 그 외 지역은 대체로 하락하는 등 지역·가격별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평균은 보합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0.01% 하락해 지난주(-0.03%)보다 하락폭이 둔화됐고, 지난주 보합 전환했던 인천은 이번 주 다시 0.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 세종(-0.20%)·대구(-0.13%)·대전(-0.07%) 등지의 하락이 이어졌으나 전체적으로는 0.01% 상승했고, 전국 아파트값도 지난주 하락에서 한 주 만에 다시 보합으로 돌아섰다.
전셋값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주 연속 0.02% 하락했고, 경기(-0.02%)와 인천(-0.07%)도 약세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