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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구 산불, 축구장 1008개 면적 태우고 '41시간' 만에 주불 진화

중앙일보

입력

양구 8개 리 산림 태우고 사흘 만에 잡혀 

산불이 발생한 강원 양구군 일원에 12일 오전 옅은 연무가 내리깔려 있다.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에 주불을 잔화했다. [연합뉴스]

산불이 발생한 강원 양구군 일원에 12일 오전 옅은 연무가 내리깔려 있다.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에 주불을 잔화했다. [연합뉴스]

강원 양구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축구장 1008개 크기인 산림 720㏊를 태우고 사흘 만에 잡혔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양구군 양구읍 송청리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불이 12일 오전 9시쯤 잡혔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후 3시40분 발생한 지 41시간 20분 만이다.

양구읍 송청리에서 시작된 산불은 죽곡·황간·송우리 등 8개 리로 번져 산림 총 720㏊(720만㎡)가 소실됐다. 이번 산불은 그동안 양구에서 발생한 산불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1008개를 모아놓은 것과 같다. 다행히 인명 피해와 주택 전소 등 시설물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산불은 양구읍 송청리에서 주민이 낙엽을 태우다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산림당국은 헬기 15대와 인력 295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현장에 순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건조한 날씨, 침엽수림대로 인해 불은 양구읍에서 국토정중앙면과 동면으로 빠르게 진행됐다.

축구장 '1008개' 모아놓은 면적 

지난 11일 오후 강원 양구군 산불 현장에서 산림청 공중진화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오후 강원 양구군 산불 현장에서 산림청 공중진화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당국은 빠르게 확산하는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 ‘산불 1단계’, 5시40분 ‘산불 2단계’, 9시엔 ‘산불 3단계’를 발령했다. 또 화재 현장 주변 주민 50여 명을 인근 복지회관으로 대피시켰다.

격전지라 '지뢰' 등 위험…지상 인력 투입 제한

강원 양구 산불 이틀째 이어진 지난 11일 오전 양구읍 청리 전원마을 인근에서 소방대원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강원 양구 산불 이틀째 이어진 지난 11일 오전 양구읍 청리 전원마을 인근에서 소방대원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이후 지난 11일 오전 일출과 동시에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짙은 연무로 진화 헬기 27대를 제때 투입하지 못했다. 오후에는 순간 초속 10m의 강풍이 불면서 불씨가 되살아나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인 강원 고성·인제, 경기 연천 등 비무장지대(DMZ)와 경북 군위, 강원 정선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면서 진화 헬기와 인력이 분산됐다. 또 산불 발생 지역이 격전지라 불발탄, 지뢰 등에 의한 인명피해가 우려돼 지상 인력 투입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산림당국은 피해구역이 넓어 숨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현장에 진화 헬기 12대와 야간 열화상 드론 3대를 대기시켰다. 산불전문진화대원과 감시원 등을 배치해 잔불 진화와 뒷불감시도 이어갈 계획이다.

"방화·실화자 엄중히 처벌할 것"

사흘째 산불이 이어진 강원 양구군 일원에 12일 오전 옅은 연무가 내리깔려 있다. [연합뉴스]

사흘째 산불이 이어진 강원 양구군 일원에 12일 오전 옅은 연무가 내리깔려 있다. [연합뉴스]

최병암 산림청장은 “신속한 복구를 통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예전보다 더 푸르고 울창한 산림으로 되돌리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며 “언제든 대형산불이 발생할 수 있으니 국민 여러분께서도 산불 예방·감시·신고에 협조를 부탁드린다. 산불 방화·실화자는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은 앞으로 산림 분야 조사·복구 추진단을 꾸려 산림피해조사와 산사태 등 2차 피해방지를 위한 응급복구, 경제림 조림 및 산림생태계 복원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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