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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윤희숙 父 ‘투기의혹’ 세종시 땅 매각…차익 전액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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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25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윤 전 의원은 당시 “국회의원직을 서초갑 지역구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고, 사직안은 지난해 9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김경록 기자

지난해 8월 25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윤 전 의원은 당시 “국회의원직을 서초갑 지역구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고, 사직안은 지난해 9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김경록 기자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의 부친이 투기 의혹을 받은 세종시 땅을 매각한 뒤 차익을 전액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윤 전 의원에 따르면 부친 윤모씨는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에 있는 약 1만871㎡(약 3288평) 규모의 논을 지난 2월 7일 매각했다. 진작 땅을 내놓았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다가 뒤늦게 매각됐다고 한다. 6억1000만원의 매매차익 중 양도소득세로 3억1000만원을 납부했고, 나머지 3억원을 지난달 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윤씨 이름으로 전액 기부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25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윤 전 의원을 포함해 12명이 투기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윤 전 의원의 부친은 2016년 3월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농지취득자격을 얻은 뒤 세종시 땅을 매입했는데, 권익위 조사 결과 해당 농지를 윤씨가 아닌 소작농이 경작하고 있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토지 매입 시기가 경제학자인 윤 전 의원이 세종시에 있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근무할 때와 겹치고, 시세도 2~3세 뛰었다는 게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권익위원회가 투기 의혹이 있다고 지목했던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부친의 땅. 이 땅은 지난 2월 7일 매각됐다.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투기 의혹이 있다고 지목했던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부친의 땅. 이 땅은 지난 2월 7일 매각됐다. 연합뉴스

윤 전 의원이 2020년 7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임대차3법 비판 연설로 일약 스타 정치인이 됐던 터라 논란의 파장은 더 컸다. 윤 전 의원은 권익위 발표 이틀 뒤 본인의 연루 의혹과 투기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의원은 “평범한 노년을 살면서 황혼을 준비한 일이 이렇게 큰 평지풍파를 일으킬 줄은 몰랐다. 문제가 된 농지는 매각이 되는 대로 그 이익은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내용의 부친 자필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희숙 의원직 사직안’은 찬성 188표, 반대 23표로 통과됐다.

윤 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버님이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기부를 해서 한편으로는 죄송하면서도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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