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미리 '한상궁, 난 괜찮네'

중앙일보

입력

'한 상궁은 원래 견미리였다.'

<대장금>에서 주연 장금이 못지않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상궁의 배역이 캐스팅 단계에서는 뒤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엔 견미리가 내정돼 있었으나 촬영 들어가기 직전에 양미경으로 바뀐 것. 이 때문에 견미리는 악역인 최 상궁을 맡았다.

드라마 제작 전 한 상궁 캐스팅은 난항을 겪었다. 시놉시스대로라면 16부에 일찍 죽음을 맞는 역이어서 탤런트들이 출연을 꺼렸던 것. 다행히 탄탄한 연기력의 중견 탤런트 견미리가 배역을 수락했다.

하지만 새로 양미경이 캐스팅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이병훈 PD 등 제작진은 견미리와 양미경 두 연기자의 이미지를 고려해 견미리가 최 상궁 역을 맡는 것이 드라마의 갈등 구조를 탄탄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견미리의 양해를 얻어 한 상궁에서 최 상궁으로 배역을 바꿨다.

최근 제작진은 견미리를 볼 면목이 없어졌다. 장금이를 따뜻하게 돌봐주는 한 상궁의 인기가 이상 열기에 가깝게 치솟으면서 '러브 한 상궁'이라는 팬 카페까지 생기는 등 양미경이 스타로 떠올랐기 때문.

반면 최 상궁역의 견미리는 장금이를 모함해 곤경에 빠트리는 악역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원망과 미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견미리는 베테랑답게 이런 '억울함'을 전혀 내색도 하지 않고 촬영 현장에서는 늘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또한 NG도 거의 내는 법이 없어 제작 스태프들은 그를 최고 연기자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일간스포츠 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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