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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택시 ‘AI 배차’ 공개에도…콜 몰아주기 불씨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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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홈페이지에 ‘카카오T 택시 배차 시스템’을 공개한다고 4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배차시스템의 상세동작 원리를 전격 공개한다”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로부터 권고를 받고 상생자문위원회의 의견 수렴을 거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택시업계 등이 제기한 직영·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해명 취지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남아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평가다.

◆뭘 공개했나=승객이 호출하면 카카오T는 택시기사에게 ‘콜카드’를 보낸다. 기사가 수락하면 배차 완료. 초기 카카오T는 예상 도착 시간(ETA)이 짧은 기사부터 콜카드를 보냈다. 가까운 기사가 빨리 콜을 받는 식. 문제는 기사의 콜 거절이었다. 콜 거절이 늘면서 대기시간이 증가했고 호출 취소하는 승객이 늘어나는 악순환 대책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AI 배차 시스템을 개발했다.

카카오T 택시 호출하면 어떻게 배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카카오T 택시 호출하면 어떻게 배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0년 4월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AI 배차 시스템은 데이터로 수락 확률이 높은 기사를 추려낸 뒤 이중 가장 빨리 올 기사를 찾아 먼저 콜카드를 보내는 방식이다. 이후에는 ETA 순서대로 보낸다. 이날 카카오모빌리티가 공개한 자료에는 수락 확률을 계산하는 변수(기사의 평균 배차 수락률, 평가 정보, 호출 요일·시간대, 출발지 목적지 정보)가 담겼다.

◆이게 왜 중요해=카카오T는 택시기사 25만명이 가입한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일반 이용자 회원은 누적 3000만명 이상이다. 국내 택시 호출(콜)의 90% 이상이 카카오T에서 발생한다. 문제는 심판인 카카오모빌리티가 2019년을 기점으로 직영(900여대),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3만여대)를 선보이며 선수로 뛰면서 불거졌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가 콜을 직영·가맹에 몰아주기 한다며 반발했다.

카카오T AI 배차, 택시 어떻게 고르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카카오T AI 배차, 택시 어떻게 고르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변수 공개, 논란 해결된 건가?=택시 업계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는 자동 배차 방식인 탓에 수락·거절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일반 택시 기사보다 수락률이 높을 수 밖에 없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가맹택시에 우선 콜이 갈 수 밖에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놓고 변수만 공개한 셈”이라며 “일반 택시호출을 중개하는 독점적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직영·가맹택시를 함께 운영하는 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일반 기사 중에서도 가맹 기사보다 수락률이 높은 경우도 꽤 있다”고 반박했다.

◆앞으로는=공정거래위원회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논란 등에 대한 2년여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월 언론 인터뷰에서 “최대한 빨리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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