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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수익률 30%...원자재 강세에 훨훨 나는 브라질 펀드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급등에 브라질이 춤을 추고 있다. 출렁이는 세계 금융시장과 달리 원자재 부국인 브라질 주식과 채권만 홀로 질주 중이다.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놓은 덕에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ETF 수익률 브라질 전 세계 1위  

28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주요 지역별 상장지수펀드(ETF)의 연초 대비 수익률을 비교하니 브라질(34.3%)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유럽(-9.0%)과 중국(-15.4%) 등의 ETF가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홀로 펄펄 날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브라질 펀드 수익률도 순항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브라질 펀드의 연초대비 평균 수익률은 26.30%다. '멀티에셋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30.24%)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신한브라질증권투자신탁(H)'(30.22%) '신한더드림브라질증권투자신탁'(29.85%) '한화브라질증권투자신탁'(26.13%)의 수익률도 고공행진이다.

브라질 펀드 수익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브라질 펀드 수익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브라질 펀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맥을 못 췄다. 정부의 정책 실패 때문이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원유와 농산물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다. 브라질은 대두와 철광석·원유 등을 수출하는 원자재 부국이다.

브라질에 부는 훈풍은 주가지수에서 드러난다. 브라질의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1월 3일 10만3922에서 지난 25일 11만9081로 약 14% 상승했다. 증시의 40%가 에너지 관련 업종으로 구성된 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브라질의 '원자재발 랠리'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고정석 신한자산운용 매니저는 “전쟁이 장기화하는 데다 휴전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며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원자재 공급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힘든 만큼 상반기까지 브라질 주식 시장은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기준 금리를 연 11.75%까지 올려놓은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도 헤알화가 강세를 유지하는 등 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증시의 오름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해외주식형 펀드 국가별 수익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해외주식형 펀드 국가별 수익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주식 많이 올랐다? 채권은 이제 시작 

이미 상승세가 가파른 주식 시장에 올라타기 부담스럽다면 채권에 눈을 돌리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장은 “브라질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만큼 올해와 내년까지 투자 적기”라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자금이 브라질로 추가 유입되는 등 반사이익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브라질의 기준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다 오른 뒤에 사야 최대 수익률을 누릴 수 있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높을 때(채권 가격 하락)에 사서 금리가 유지되는 동안은 이자를 받고, 금리가 떨어지기(채권 값 상승) 시작하면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누리는 구조다. 특히 브라질 채권은 양국 간의 과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장점도 누릴 수 있다.

환율 변동은 유의해야, 하반기 대선도 변수 

다만 브라질 투자할 때는 채권이든 펀드든 ‘환차손’에 주의해야 한다. 브라질 주식과 채권 투자는 대부분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이를 다시 헤알화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H(헤지)상품이라도 원·달러에 대해서만 환율 방어가 이뤄지고 헤알화 변동성에는 노출된다. 따라서 연 10% 이자 수익을 얻어도 헤알화 가치가 10% 이상 하락하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 센터장은 “2011년 세금 혜택을 노리고 고액 투자자들이 브라질 채권에 많이 투자했지만, 헤알화가 폭락하면서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하반기로 예정된 대선도 변수다. 신환종 센터장은 "브라질 같은 남미 국가는 정치적 혼란이 늘 변수"라며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이 예정돼 있는데 누가 되더라도 포퓰리즘으로 인한 재정 건전성 악화 등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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