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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尹, 인사 추천팀-검증팀 분리…"인선에 입김 없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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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 조각 및 대통령실 인선 작업과 관련해 인사 추천과 검증 기능을 완전히 분리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인사 작업 과정에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을 대폭 차단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인수위 인선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윤 당선인 측은 국무위원 후보자 등에 대한 추천 및 검증 작업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4월 초 총리 후보자 지명에 이어 중순 무렵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발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추천·검증 칸막이…서로 누군지도 몰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에 설치된 프레스다방을 찾아 취재진과 즉석 차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에 설치된 프레스다방을 찾아 취재진과 즉석 차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선 작업을 위해 인사 추천과 검증파트를 칸막이를 쳐 완전히 분리한 상태”라며 “각각 별도의 장소에서 근무해 서로 누가 근무하는지, 몇 명이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정부의 경우 인사 추천과 검증이 밀실에서 거의 동시에 진행돼, 검증팀이 추천인의 권력관계에 따라 휘둘릴 가능성이 컸다”며 “공정 인사 원칙에 따라 추천과 검증 기능을 분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 측에 따르면 인사 추천 작업은 당선인 비서실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윤 당선인 측 인사는 “인사혁신처에서 보관하고 있는 인재풀에 더해 외부 추천을 받아 폭넓은 대상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조직 개편 방향과 연계해 인선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고 말했다.

검증팀은 완전히 독립된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검증팀장은 주진우 변호사가 맡았다. 검찰 출신인 주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 검사로 근무하며 문재인 정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성 인사 발령을 받자 2019년 8월 직을 던졌다.

검증팀엔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 검증 작업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반면 국회 보좌관 등 정치권 출신 인사들의 참여는 최소화했다고 한다. 이들은 검증 작업 외에도 과거 정부의 인사청문회 낙마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윤 당선인 측은 “법조인 출신인 주 변호사가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접점이 별로 없어 검증 과정의 객관성이 담보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월 초 총리, 중순 장관 지명 목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현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현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인선 작업의 스타트를 끊을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은 “윤 당선인 취임을 한달가량 앞둔 4월 초순이 유력하다”고 윤 당선인 측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4월 중순 발표를 목표로 장관 후보자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월 10일 윤 당선인의 취임 전후로 내각이 동시 출범하려면 4월 중순이 사실상의 인선 작업 데드라인이란 것이다. 인사청문 절차엔 2주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다만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윤 당선인 측이 제시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안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변수다.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정부조직법 통과는 불가능하다. 이럴 경우 윤 당선인 측은 ‘플랜B(대안)’로 헌법상 최소 국무위원 숫자인 ‘15명’가량만 우선 지명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와 달리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는 총리 후보자가 인준 문턱을 무난하게 넘을지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국무위원 제청권을 가진 총리가 임명되지 않을 경우 다른 국무위원 인선 절차도 연쇄적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초대 총리 후보자로 중도 색채가 짙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이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초대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윤 당선인 취임 이후 현 김부겸 총리와 한동안 ‘어색한 동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벌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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