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금융 인맥으로 떠오른 충여회가 18년 만에 해산했다. 당초 친목 모임이란 취지와 달리 정치적으로 부각되자 모임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충여회는 윤 당선자의 모교인 충암고 출신의 여의도 모임이다. 2005년 증권사·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등 여의도 증권맨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 충여회가 주목을 받은 건 법조인 출신 윤 당선인이 금융정책 새 판을 짜는데, 이 모임이 자본시장과의 가교 역할을 맡을 거라는 금융투자 업계에서 추측이 쏟아지면서다.
충여회 구성원으로는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9회)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9회), 김경배 전 금융투자협회 본부장(9회), 김재준 전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9회),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10회), 정환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11회), 조철희 아샘자산운용 대표(11회) 등 50여명 안팎이다.
18년째 이어온 충여회는 지난 18일 해산했다. 모임 회장인 조철희 대표는 “18년째 이어온 단순 친목 모임인데 당선인의 금융 인맥으로 부각돼 부담이 커졌다”며 “모임이 존재하는 한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 (선·후배와) 논의를 거쳐 해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충여회 관계자 역시 “불필요한 오해 소지를 없애고, 윤 당선인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모임을) 해체하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충여회가 해체되면서 윤 당선인의 금융권 인맥은 서울 법대와 110인 그룹으로 좁혀진다. 서울 법대 인맥으로는 허창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꼽힌다. 윤 당선인과 서울대 법대 동문인 허 전 부원장보는 한국은행 출신으로 금감원 부원장보, 금융보안원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대 법대 80학번인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은 윤 당선인의 1년 후배다. 윤 당선인과는 서울법대 대학원을 다닌 기간도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을 지지했던 전·현직 금융인 110명도 있다.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김주하 전 NH농협은행장 등이 주요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