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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추락한 삶의 질…"남 못믿어" 50% "사회적 고립" 34%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회적 고립은 늘고, 사람에 대한 신뢰는 줄고. 대인 관계와 관련한 삶의 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크게 나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연일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대전 유성구 월드컵경기장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연일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대전 유성구 월드컵경기장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김성태

15일 통계청 통계개발원은 ‘국민 삶의 질 2021’ 보고서를 발간했다. 최바울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코로나19 위기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여러 가지 지표 악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2020년과 지난해 삶의 질이 어땠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20개는 이전에 비해 악화했고, 31개는 개선됐다. 여가, 안전, 대인 관계와 관련한 지표가 특히 나빴다.

지난해 사회적 고립도는 34.1%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7.7%와 비교해 6.4%포인트 상승했다. 역대 최고치다. 사회적 고립도는 만 19세 이상 성인 중 “몸이 아파도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다”라거나 “이야기 상대가 없다”고 답한 사람 비율을 의미한다. 성별로는 남성(36.6%)이 여성(31.6%)보다 고립도가 높았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상황은 더 나빴다. 60대 이상은 41.6%가 사회적 고립 상태였다.

사회적 고립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사회적 고립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는 사람 간 신뢰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일반 사람들을 믿을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을 뜻하는 대인 신뢰도는 2019년 66.2%에서 2020년 50.3%로 급감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65% 안팎을 유지했던 대인 신뢰도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낮아졌다. 사람 간 교류가 줄어든 데다 대인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컸던 탓이다.

반면 정부ㆍ의료ㆍ교육 등 기관 신뢰도는 2019년 41.5%에서 2020년 47%로 올라갔다. 2014~2019년까지 40% 안팎 수준에 그쳤던 기관 신뢰도는 코로나19 초기 방역 성공 인식 덕에 개선됐다. 다만 2년 전 조사 결과로 현재 방역 악화에 대한 여론은 반영되지 않았다.

대인 신뢰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인 신뢰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여가 생활 관련 지표는 크게 악화했다. 1인당 국내 관광 여행 일수는 2019년 평균 10일에서 2020년 5.8일로 반 토막이 났다. 문화예술ㆍ스포츠 관람 횟수도 2019년 8.4회에서 지난해 4.5회로 크게 줄었다. 여가 생활에 대한 만족도 역시 2019년 28.8%에서 지난해 27%로 낮아졌다.

국민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비만율은 2019년 33.8%에서 2020년 38.3%로 크게 뛰었다. 2019년 이전 비만율이 35% 미만을 꾸준히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변화다.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이 늘고 외부 활동, 운동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비만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삶의 만족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삶의 만족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이후 나아진 지표도 있다. 삶의 만족도(10점 만점)는 2020년 6.1점으로, 2019년 6점에서 소폭 올랐다. 주관적 웰빙 지표라 할 수 있는 삶의 만족도는 2017년 이후 6~6.1점 사이를 오가며 큰 변화가 없다. 다만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이 적을수록 만족도는 낮게 나왔다. 2020년 기준 60세 이상 만족도는 5.7점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만족도가 제일 높은 나이대는 19~29세(6.2점)였다. 월 소득별로는 600만원 이상인 사람이 6.2점으로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100만원 미만은 5.3점으로 평균(6.1점)에 한참 못 미쳤다.

미세먼지 농도(PM2.5)는 2019년 ㎥당 24㎍에서 2020년 19㎍으로 크게 감소했다. 재택근무 확산 영향에 평균 통근 시간(5년 단위 조사)은 2015년 31.2분에서 2020년 30.8분으로 줄었다. 도로교통사고 사망률도 2019년 인구 10만 명당 6.5명에서 2020년 6명으로 감소했다. 주거 환경 만족도는 2020년 86.4%로, 2019년 대비 1.6%포인트 올랐다. 2006년 79.5%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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