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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청년 비대위원 "이대남 외면, 국민의힘서 원인 찾지말라" [스팟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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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지난해 11월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사회활동가 김태진 공동선대위원장을 소개하고 있다. 김 위원은 이날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내가 본 민주당은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기보단 ‘기득권 정당’이란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당”이라 지적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지난해 11월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사회활동가 김태진 공동선대위원장을 소개하고 있다. 김 위원은 이날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내가 본 민주당은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기보단 ‘기득권 정당’이란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당”이라 지적했다. 연합뉴스

“뱉은 말을 책임지지 못했고 때때론 그 말조차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된 청년 사업가 김태진씨(38)는 20대 대선 패배 원인을 “신뢰 상실”로 지목했다. 김 위원은 14일 중앙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또 하나의 기득권이 되며 스스로 믿음을 져버린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당 쇄신의 방향성을 ‘탈기득권’에서 찾았다. 그는 이날 공식 출범한 비대위에서 유일한 ‘비(非)당원’이기도 하다. 대선 과정에서 광주 공동선대위원장 및 광주사회혁신추진 단장으로 역할 했지만, 민주당에 ‘편입’되는 것은 끝내 유보했다.

김 위원은 “한 발자국 떨어져 민주당 문제를 바라보고, 어쩌면 좀 다른 시점으로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내가 비대위에 합류하게 된 건 그런 목소리 필요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본 민주당은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기보단 ‘기득권 정당’이란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당”이란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광주 조선대학교 인근에서 청년들의 열린 공간인 ‘동네줌인’을 창업했던 김 위원은 “우리 모두는 행복해야 한다”고 외친 책 ‘조금 다르게 살면 어때’의 저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김 위원과의 1문 1답

비대위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민주당뿐 아니라 정치에 대한 혐오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가 아닌 오직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단 생각도 든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지점들에서부터 출발해 목소리를 내보고 싶다. 진짜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비당원으로써 당 외부의 관점들을 충실히 전달하고자 한다.
민주당은 어떤 쇄신을 준비해야 할까
기득권을 내려 놓는 것이다. 내가 본 민주당은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기보단 ‘기득권 정당’이란 수식어가 더 어울린다. 기득권화된 이유 중 하나는 서민을 대변할 수 있는 당내 정치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정치 참여가 쉬워졌으면 좋겠다. 정치 신인을 성장시킬 환경이 이번 기회에 마련돼야 한다. 단순히 ‘연령’으로써 청년 정치인이 많아지기보다 ‘대표성’을 갖춘 다기다양한 영역의 인물들을 어떻게 참여시킬 수 있을까, 이게 나는 더 중요한 것 같다. 당장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기성 정치인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권리당원 표’ 싸움 구조, 선거 비용 문제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부산 출신 배재정 전 의원과 함께 비대위에 지방 몫으로 합류했다.
난 광주에 거주하고 있다. 오늘 첫 비대위 회의 참석을 위해 광주서 서울까지 올라 와야 했다. 회의 참석 무게감이 수도권 사는 이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경제뿐 아니라 정치 등 모든 영역에서 수도권 집중이 나타나지 않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지역균형 발전 방안이 보강돼야 한다.  
대선에서 20·30세대 남성들이 민주당을 특히 외면했다. 국민의힘의 ‘젠더 갈라치기’ 전략이 유효했던 결과라 보나
이대남(20대 남성)의 민심 이반은 국민의힘의 ‘젠더 갈라치기’ 전략에서 원인을 물을 게 아니다. 당 내부에서 문제를 찾자. ‘내로남불’이라 칭해 온 공정의 문제가 큰 원인이다. ‘조국 사태’,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평창 올림픽 당시 ‘남북 단일팀’ 논란 때부터 ‘과연 이게 공정한가’란 반문이 쏟아졌다. 기성세대들이 유지한 공정의 기준과 요즘 2030 세대 친구들이 느끼는 불공정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그 차이를 섬세히 들여다보며, 정치적 결단 과정에서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했다는 생각이다.
대구 성심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 촬영에 나선 김태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의 모습.

대구 성심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 촬영에 나선 김태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의 모습.

김 위원은 ‘노동끈’이 무척 길다. 밥벌이의 고달픔을 몸소 겪은 청년 비정규직 출신이라는 점이 당 주류인 ‘86세대 운동권’과는 판이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며, 고등학교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신문 배달에 나섰다. 광주시당에 제출한 이력서에 기재된 아르바이트 업종만 20여개에 달한다. 찹쌀떡 판매, 인형 탈 아르바이트 등 안 해본 게 없다.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이번 선대위에 기입한다면
내가 모든 청년을 대변하진 못한다. 나 역시 청년 가운데 특수한 1인에 불과하지 않나. 그러나 적어도 내가 겪어온 어려움들에 대해선 대변할 생각이다. 학창 시절 내내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학비를 벌어야 했고, 지방 사립대에 겨우 입학했다. 취업 과정에서도 지방대생이란 문턱을 마주했고, 결국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그 안에서 한 번 더 소외를 겪었다. 나답게 살고자 창업을 결심했다. 그 지점들에서 내가 좀 더 잘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채이배ㆍ배재정ㆍ김태진 위원, 윤 비대위원장, 이소영ㆍ조응천 위원. 연합뉴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채이배ㆍ배재정ㆍ김태진 위원, 윤 비대위원장, 이소영ㆍ조응천 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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