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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과 첫 통화 바이든·기시다 일제히 “3국 협력” 한 목소리

중앙일보

입력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미·일 정상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한·미·일 3국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 당선인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미·일 공조 역시 그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윤 당선인은 대선 이튿날인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尹 미·일 정상 통화로 4강 외교 시동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당선 확정 첫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당선 수락 인사를 한지 5시간여 만이다. [EPA,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당선 확정 첫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당선 수락 인사를 한지 5시간여 만이다. [EPA, 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수락 연설 5시간만인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의 시동을 걸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들어 잇따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한·미·일 3국의 대북정책 관련 긴밀한 조율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을 핵심 고리로 대북 정책과 비핵화 프로세스를 설계해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약 15분간 전화 통화를 가졌다. [국민의힘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약 15분간 전화 통화를 가졌다. [국민의힘 제공, 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지난 11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는 직접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통령) 취임 후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사안 관련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다. 또 한·일 관계에 대해선 “양국 현안을 합리적으로, 상호 공동 이익에 부합하도록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계 개선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윤 당선인이 한·일 관계 개선을 언급하며 사용한 ‘합리적 해결’이라는 표현은 현 문재인 정부의 대일(對日) 접근과 차별화한 전략을 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 여기까지 왔다”며 문 정부가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끌어들였다고 비판해 왔다. 윤 당선인이 국내 여론과는 무관하게 일본과의 협력 분야를 넓히며 관계를 개선하는 실용적 대일 접근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3국 협력' 발목 잡은 한·일 관계

지난 2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왼쪽부터) 정의용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뉴스1]

지난 2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왼쪽부터) 정의용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뉴스1]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월 출범 후 줄곧 북한의 위협 대응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꾸준히 한·미·일 공조에 공을 들여왔다. 쿼드(Quad)나 오커스(AUKUS) 등 미국 주도의 역내 협의체에 속하지 않은 한국 역시 한·미·일 협력이 갖는 의미와 그 중요성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최악으로 치달은 한·일 관계였다.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이 나서 한·일 관계 개선을 중재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위안부·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렸고,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결정과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등 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악재는 쌓여만 갔다.

바이든 5월 방한 가능성

지난해 11월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에 나선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에 나선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지난해 11월엔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 후 예정됐던 3국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되며 한·일 관계가 한·미·일 협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시그널이 감지됐다. 당시 일본 측은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이유로 공동 기자회견을 거부했고, 결국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단독 기자회견에 나섰다.  

당시 셔먼 부장관은 기자회견 형식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일본과 한국 사이에 일부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일 관계로 인해 파생된 문제란 점을 명시했다. 윤 당선인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가 한·미·일 공조 강화를 추동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5월 말 쿼드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이후 연달아 한국을 찾는 일정이 확정된다면 본격적인 한·미·일 협력 구상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같은 달 10일 대통령에 취임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도 5월 말 방한 일정은 새 정부 출범 직후 한·미·일 협력을 포함한 양국 주요 현안의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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