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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몰리며 인구 19만→94만…화성 '부자도시' 확 바뀐 비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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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철모 경기 화성시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화성시

서철모 경기 화성시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화성시

경기도 화성시는 재정자립도가 58.6%(일반회계 본예산 기준)다.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도 1~2위를 다툰다. 도시 경쟁력의 지표 중 하나인 재정자립도 최상위권이니 ‘부자 도시’로 손색이 없다. 한국 지방자치 경쟁력지수 평가에서는 5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화성시가 처음부터 부자 도시였던 건 아니다. 2000년 초중반만 해도 재정자립도가 도내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서철모(54) 화성시장은 변신의 비결로 ‘기업’을 꼽았다. “다양한 기업을 유치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2020년 기준 화성시의 제조기업 수는 1만9544개. 2016년(1만7018개)보다 14.8% 증가했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가진 도시다. 이들 기업의 종사자는 24만2389명이다.

서 시장은 2022년 시정목표를 아예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내세웠다. 지난달 28일 화성시장 접견실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서 시장은 “화성시 전체 세금의 71.1%를 기업들이 낸다”며 “기업 유치는 물론 기업 경쟁력 강화로 화성시의 도시 성장 동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 시장과의 일문일답.

화성시에 기업이 몰리는 이유는.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고 기업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관심을 끄는 것 같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담당하는 화성산업진흥원을 설립해 체계적으로 기업을 지원한 것도 한몫했다. 지역 내 기업들의 데이터를 모두 가지고 있어서 기업 간 연계 등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아무 기업이나 화성으로 올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반산업단지 18곳(7곳 조성 중)과 조성 중인 국가산업단지·도시첨단산업단지를 모두 산업별로 특성화했다. 반도체, 자동차, 제약 기업 등을 단지별로 구분해 유치하고 있다. 사양 산업보단 미래 지향적인 첨단 사업들을 주로 유치·육성한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화성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란.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거다. 이를 위해 기업이 낸 세금의 일정 부분을 기업에 재투자하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재정이 악화돼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보증을 지원하고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엔 이자 비용을 지원하는 식이다. 좋은 상품 개발을 위한 교육·기술 지원이나 환경개선도 돕는다. 사업지역 기업들의 판로 개척을 위해 국내외 전시회 참가도 지원한다.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지역 중소기업과 해외 바이어를 1대 1로 매칭해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해외시장개척단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해외시장개척단의 경우 지난 5년간 812개 기업을 지원해 북미와 중동·동남아 등 93개 도시와 4939억원 규모의 계약을 추진했다.”

적극적인 기업 유치로 화성시에 생긴 변화는 인구 증가다. 2001년 시 승격 당시 19만명이던 인구수가 현재 94만명이다. 특히 청년층이 집중적으로 유입되면서 시민 평균 연령이 37.8세로 젊다. 서 시장은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 근접, 자족 도시라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전국에서 보기 드문 인구 증가 도시인데.
“화성은 서울의 1.4배 면적으로 도시와 농촌·어촌이 공존하고 있는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이 증가하면서 직장을 따라 이주한 청년들이 많다. 그래서 출산율도 1.088명으로 전국 평균(0.837명)은 물론 경기도 평균(0.878명)보다 높다. 화성시 전체 인구 중 아동 비율이 20% 이상(18만5066명)을 차지한다. 외국인도 많이 늘어서 별도의 인구 증가 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
청년·아동 증가에 대비한 정책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매년 낮아지는 이유는 아기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전국에서 가장 많은 111개의 시립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7개 시립어린이집이 추가로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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