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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콘서트 죄다 매진인데, 주가 힘 좀 받나요?[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이번 주 빅 이벤트, 대통령 선거만 있는 게 아닙니다. 드디어 방탄소년단(BTS)이 서울 잠실에서 오프라인 콘서트를(10, 12, 13일)! 무려 2년 4개월 만에 한국에서 대면 콘서트를 재개하는 건데요. 이쯤에서 지난해 뜨거웠던, 하지만 고점에 물린 사람도 많은 이 종목을 다시 들여다봐야 겠군요. 하이브입니다.

BTS, 2년 4개월 만에 서울 잠실에서 콘서트. 빅히트뮤직

BTS, 2년 4개월 만에 서울 잠실에서 콘서트. 빅히트뮤직

플랫폼, NFT(대체불가토큰), 메타버스. 하이브 주가가 지난해 40만원을 뚫고(2021년 11월 16일 41만4000원) 치솟을 수 있었던 원동력들인데요. 지난해 3월 29일 앤츠랩 역시 ‘플랫폼의 힘’을 보고 하이브 주가를 낙관적으로 봤죠(당시 주가 23만원대).

하이브의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의 월간 활성사용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이브의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의 월간 활성사용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지만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 점점 현실화하면서 성장 기대감만으로도 빠르게 부풀었던 주가에서 바람이 빠지는 중. 자고로 금리인상기엔 숫자(매출)가 나오는 성장주여야 투자할 만한 법이거든요(장밋빛 청사진만으론 X). 그래서 지금부터 봐야 할 건 뭐다? 신사업으로 돈을 버느냐! 

하이브는 작년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며(정확히는 1조2577억원) 엄청난 성장세(57% 증가)를 보였습니다. 주로 어디서 돈을 벌었냐면 콘텐트. 예를 들어 온라인 콘서트나 새해 기념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유료로 판매하는 겁니다. 이게 지난해 4분기 매출의 3분의 1.

하이브 사업부문별 매출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이브 사업부문별 매출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올해는 어떨까요. 지난해를 훨씬 능가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게 확실시 됩니다. 증권사마다 추정치는 다르지만, 올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거란 전망까지(하이투자증권). 왜냐면 BTS가 오프라인 콘서트를 하니까.

BTS가 지난해 11월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4번 공연해서 벌어들인 매출액이 얼마인 줄 아십니까. 자그마치 400억원입니다(추정). 콘서트를 온라인 생중계한 것까지 추가하면 이보다 더 되고요. 그런데 올해는 이런 콘서트를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한다는 계획.

지난해 LA 소파이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연 BTS. 중앙포토

지난해 LA 소파이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연 BTS. 중앙포토

당장 3월 잠실주경기장(3회)에 이어 4월엔 라스베가스(4회)에서도 콘서트를 엽니다. 전석 매진이냐고요? 입 아프니까 묻지도 마시길. 콘서트 ‘예매 광클’에 실패한 팬들이 ‘라이브뷰잉(극장에서 콘서트를 라이브로 상영)’까지 단숨에 매진시켜 버렸죠.

5월 이후? 당연히 해외 오프라인 투어가 또 잡힐 거고요. 억눌린 ‘콘서트 직관’ 수요가 대폭발할 테니 당분간 이런 매진 행렬은 계속될 수밖에. 한마디로 공연으로 벌어들일 돈이 역대급일 겁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엔하이픈 같은 다른 그룹도 오프라인 콘서트 예정.

그런데 코로나 끝나면(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콘서트 재개해서 실적 좋아지는 거야 사실 당연하죠. 그것만으로 주가가 다시 40만원 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올해 선보일 신사업들이 진짜로 대박 나느냐, 아니냐가 주가엔 중요합니다.

이 중 두 가지가 특히 중요해 보이는데요. 첫째는 대체불가토큰(NFT)입니다. 하이브는 올해 중순쯤 두나무와 미국에 NFT플랫폼 합작사를 설립하고 NFT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죠.

과연 어떤 상품이 될 것이냐를 지난해 11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설명한 적 있는데요. 예로 든 게 ‘디지털 포토카드’입니다. 단순히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과 사운드까지 결합한 디지털 포토카드를 위버스 플랫폼에서 사거나 팔거나 전시할 수 있게 한다는 거죠.

 위버스샵에서는 실물 포토카드를 포함한 다양한 굿즈를 판매 중이다. 하이브는 '디지털 포토카드'도 위버스를 통해 사거나 팔거나 전시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위버스 공식 페이스북

위버스샵에서는 실물 포토카드를 포함한 다양한 굿즈를 판매 중이다. 하이브는 '디지털 포토카드'도 위버스를 통해 사거나 팔거나 전시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위버스 공식 페이스북

한발 더 나아가 메타버스와의 결합 계획도 밝혔는데요. 팬들이 아바타가 있는 가상공간을 꾸며서 거기에 본인의 디지털 포토카드를 전시하면 아티스트가 방문하게 될 거라고 합니다. SM엔터테인먼트 손자회사 디어유가 준비 중인 메타버스 서비스와 상당히 비슷해 보입니다.

하이브 측은 NFT 시장 진출을 두고 ‘아티스트 콘텐트가 팬들의 디지털 자산이 되게 한다’고 의미 부여를 했는데요. 달리 보면 실물이 아닌 디지털 아이템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된 글로벌 팬들을 공략하겠다는 뜻이기도.

BTS 팬들 사이에선 ‘NFT는 환경친화적이지 않다’, ‘아티스트를 너무 상품화한다’는 비판 여론이 적잖이 있습니다. 하지만 BTS의 강력한 팬덤과 온라인 구매력을 봤을 때는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이 꽤 커보이는 건 사실입니다(로블록스 구찌 가방도 수백만원에 팔리는데, 나만의 BTS 디지털 포토카드가 왜 안 팔려?). 만약 디지털 포토카드를 사뒀다 나중에 비싸게 팔 수 있다면? BTS 팬이 아닌 사람들까지 줄 서게 되겠죠. 코어 팬들은 절대 원치 않는 일이겠지만, 이미 그렇게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도 사실.

 하이브는 리듬게임 '리듬하이브'(오른쪽 스마트폰 속 이미지)를 이미 출시했고, 캐주얼 게임 신작을 준비 중이다. 리듬하이브 공식 페이스북

하이브는 리듬게임 '리듬하이브'(오른쪽 스마트폰 속 이미지)를 이미 출시했고, 캐주얼 게임 신작을 준비 중이다. 리듬하이브 공식 페이스북

두번째 신사업은 게임입니다. 하이브 CEO인 박지원 대표는 넥슨코리아 CEO 출신인데요. 하이브는 자체 개발한 캐주얼 게임을 6월쯤 론칭합니다. 게임회사에 IP만 제공한 게 아니라, 80명의 개발진으로 구성된 자체 게임 조직(하이브IM)에서 제작 중이란 점에서 ‘게임에 진심’임을 알 수 있죠.

그럼 이 게임 대박 날 것인가. 솔직히 알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이 게임과 관련해 공개된 건 BTS 멤버들이 게임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게임을 해보고 의견 주는 정도)는 걸 보여주는 영상 정도인데요. 그 외의 구체적인 내용은 죄다 미공개입니다.

사실 신작 게임을 성공시키는 건 웬만한 대형 게임회사에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공들인 신작이 흥행에 실패해서 주가가 급락하는 게임주도 많죠. 최소한 새 게임의 티저영상이라도 공개돼야 좀 감이 잡힐 텐데요.

주가의 발목을 잡을 리스크 요인도 있습니다. 가장 큰 건 BTS 군입대입니다. 당장 BTS 멤버 진이 1992년생이라, 만 30세까지만 입대를 연기할 수 있는 법(훈포상 받은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에 따라 내년엔 군대에 가야 합니다. 다른 멤버들도 줄줄이 입대시기가 다가오죠.

지난해 국회에서 병역특례법 개정이 보류돼 BTS는 군 면제 대상이 아니다. 중앙포토

지난해 국회에서 병역특례법 개정이 보류돼 BTS는 군 면제 대상이 아니다. 중앙포토

BTS 멤버들이 입대를 어떻게 할지, 만약 따로따로 입대하면 어떻게 활동할지 등등은 아직 확인된 게 없습니다. 어찌 됐든 활동에 차질이 생길 건 분명하고요.

BTS 의존도가 높은 하이브 특성상 군입대는 실적과 주가 모두에 마이너스입니다. 실제 YG엔터테인먼트도 빅뱅이 입대를 했던 2017~2019년 주가가 부진했죠(YG 경우엔 승리 성 접대 의혹까지 겹쳐...).

YG는 빅뱅 군입대 리스크를 블랙핑크로 만회했는데요. 하이브에 필요한 것 역시 신사업 성공과 함께 새로운 대스타의 탄생이겠죠. 올해 실적이 더할 나위 없을 건 분명하지만, 이런 성장세가 2023년에도 이어질 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이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앤츠랩 개미평점

앤츠랩 개미평점

지금도 잘 나가지만 새로운 한방이 필요해

※이 기사는 3월 9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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