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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소방관 위해 숙소 예약, 산불지역에 퍼지는 ‘착한 노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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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회원 수가 4200명 정도인 ‘낚시하는 시민연합’이 울진·삼척 산불 피해자를 돕기 위해 ‘착한 노쇼(no-show)’ 운동을 펼치고 있다. 산불 피해 지역 숙박업소의 숙박비를 대신 내주고 이재민이나 소방관이 묵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김욱(54) 낚시하는 시민연합 대표는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낚시를 하러 경북 울진을 비롯한 동해안 도시를 자주 찾았다”며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숙박비 대납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것은 최근 러시아와 전쟁에 휘말린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이어지고 있는 ‘착한 노쇼’를 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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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시완(34)도 지난 4일 이 같은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숙소를 예약했다. 임시완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 달간 당신의 숙소를 예약했고 당연히 나는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신과 키이우에 있는 사람들이 안전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호스트에게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낚시하는 시민연합은 ‘착한 노쇼’ 외에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성금을 모금하거나 직접 산불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할 계획도 세웠다. 8일에도 회원 8명이 현장 주변에서 식사나 간식 제공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 김 대표도 이날 울진을 찾아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는 “울진 전역에 매캐한 연기가 깔렸고 곳곳에 불탄 흔적이 보였다. 진화 인력들의 노고와 산불 피해 주민의 고통을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7일까지 산불 현장에 자원봉사를 나선 이들은 총 50개 단체 17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산불 현장에서는 의용소방대가 소방청·산림청과 협조해 산불 진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 산불 현장지휘소 인근 통합자원봉사지원단에서는 새마을회, 여성자원봉사회 등이 밤새 도시락과 지원물자 세트를 만들어 매일 아침 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4000여 명의 인력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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