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러 철군 요구' 결의안 통과…141개국 찬성, 中 기권 北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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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141개국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숫자로 유엔총회에서 통과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140개국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온 만큼 러시아로서는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엔(UN) 긴급특별총회에서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군병력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141개국 찬성으로 통과됐다. [EPA=연합뉴스]

유엔(UN) 긴급특별총회에서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군병력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141개국 찬성으로 통과됐다. [EPA=연합뉴스]

한국 등 141개국 찬성…북한·러시아 등 5개국만 반대, 中 기권 

유엔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긴급특별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이 찬성 141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유엔, 러시아 규탄 결의안 채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유엔, 러시아 규탄 결의안 채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번 결의안과 같은 중요 안건은 193개 회원국 중 표결 참가국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채택된다.

한국은 결의안 채택에 찬성했다. 반면 북한은 전날 예고한 바와 같이 반대표를 던졌다. 북한 외에 러시아, 벨라루스, 에리트리아, 시리아 등 총 5개 나라가 반대했다. 중국과 이란, 인도 등은 기권했다.

당초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지난달 25일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철군을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다가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불발됐다.

이에 유엔은 긴급특별총회를 소집해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선회했다. 전체 회원국이 참여하고 거부권이 통하지 않는 총회 결의안을 큰 표차로 통과시킴으로써 국제무대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서방국가들의 의도였다.

“우크라 영토서 즉각 軍 철수”요구…핵무력 태세 강화도 비판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서 시민들이 러시아의 군용 차량들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AP]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서 시민들이 러시아의 군용 차량들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AP]

유엔 총회는 결의안을 통해 “러시아의 2월24일 ‘특별 군사작전’ 선언을 규탄한다”며 “무력 사용 또는 위협으로 얻어낸 영토는 합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운용부대의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한 데 대해서도 “러시아의 핵무력 태세 강화 결정을 규탄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결의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개탄한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무조건적으로 군병력을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 우크라이나의 주권, 독립, 영토보전에 대한 약속 재확인 ▲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무력 사용 즉각 중단 요구 ▲ 벨라루스의 불법 무력사용에 대한 개탄 등의 내용이 결의안에 포함됐다.

한편 이번 긴급특별총회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유엔 역사상 11번째로 열렸다. 긴급특별총회 소집의 근거가 된 ‘평화를 위한 단결’(Uniting for Peace) 결의는 한국전쟁 때 소련(현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기능이 마비된 것을 계기로 채택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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