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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DJ정부가 첫 민주 정부” 야당 “YS는 뭐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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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재인 대통령이 1일 한국의 첫 민주 정부는 김대중 정부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식 개관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3·1절 103주년 기념식에서 “‘첫 민주 정부였던 김대중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본 문화를 개방했다”며 “우리 문화예술은 다양함 속에서 힘을 키웠고, 오히려 일본 문화를 압도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문화예술은 끊임없이 세계를 감동시킬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선거용 편가르기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평생 민주화에 몸을 바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업적을 모를 리 만무한데 문민정부를 의도적으로 패싱한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역사 왜곡으로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선거 개입 논란까지 자초한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인사도 통화에서 “통합을 내세워야 할 3·1절 기념사에서까지 대선을 앞둔 편가르기를 한 것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또 “3·1 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고,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뤘다”며 “항일독립운동의 큰 줄기는 민족의 대동단결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다당제 정치개혁안’ 내용과 유사한 맥락이다. 이에 대해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이 통합과 연합정부론 등 여권 메시지를 반복한 뒤 사실상 ‘민주당 정부’만을 ‘민주 정부’로 규정한 흐름은 선거 관련 논란거리가 될 소지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안보와 관련해 “강대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라며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한반도 유사시 일본 개입 가능성’ 발언과 관련해 “한반도 영공·영해·영토에 주한미군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미국과 대한민국이 군사동맹이기 때문인데 일본과 대한민국이 군사동맹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최근 윤 후보의 ‘집권 시 전(前) 정권 적폐 수사’ 발언에 강한 불쾌감을 표한 청와대가 다시금 윤 후보에게 각을 세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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