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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주의자' 자임한 李 "부동산 맡겨달라"…尹엔 "정치보복만 공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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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서 진행된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유세의 명칭을 '3.1 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이라 이름 붙였다. 국회사진기자단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서 진행된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유세의 명칭을 '3.1 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이라 이름 붙였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 D-8일이자 삼일절인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울 명동을 집중 유세 장소로 정했다. 이 후보는 태극기가 그려진 무대 위에 올라 “명동은 IMF 때 금 모으기가 시작된 곳이자 민주화 운동의 심장부”라며 “위기극복과 경제부흥, 그리고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 명동에서 한판승의 쐐기를 박는 승리의 큰 걸음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李 “나는 시장주의자…부동산 문제 맡겨달라”

서울 유세에서 이 후보가 강조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부동산 정책의 전환이었다.

이 후보는 스스로 ‘시장주의자’로 지칭하며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가려 한다. 시장이 부족하다고 하면 공급을 늘리고, 왜곡된 수요를 고쳐 수요·공급이 적절하게 만들어 낸 가격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일 서울 명동 유세에서 “부동산 정책은 세밀해야 한다. 정책의 세밀함·현장성은 이재명의 주특기”라며 “부동산 문제는 저에게 맡겨달라”"고 외쳤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일 서울 명동 유세에서 “부동산 정책은 세밀해야 한다. 정책의 세밀함·현장성은 이재명의 주특기”라며 “부동산 문제는 저에게 맡겨달라”"고 외쳤다. 국회사진기자단

특히 주택 공급과 관련 “재건축·재개발 규제와 층수·용적률 (규제)도 완화하고, 그에 따른 이익 일부는 공공주택으로 환원받을 것”이라며 “두꺼비도 새집 살고 싶다는데, 여러분도 새집에 살 뿐만 아니라 자산도 늘리고 무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세 완화도 재차 공언했다. 이 후보는 “최초 구입자는 LTV(담보인정비율)를 90%까지 완화하고, 취득세도 최초 구입자는 50% 더 감면하겠다”며 “1가구 1주택자가 세금 부담이 많다면, 다주택자에게 추가 부담을 시키면서 그 부담을 낮춰주는 게 정의롭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부동산 정책은 세밀해야 하고, 정책의 세밀함·현장성은 이재명의 주특기”라며 “부동산 문제는 저에게 맡겨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 앞서 ‘서울시민께 드리는 약속’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공시가격 개선·과세 부담 완화 ▶서울에 107만호 신속 공급 ▶용적률 500% 상향 가능한 4종 주거지역 신설 등을 부동산 대책으로 제시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당장 당내에 ‘서울 재건축·재개발 500%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며 힘을 보탰다.

尹엔 “정치보복 공언하는 정치세력”…통합 외치며 중도 공략

이 후보는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끝내겠다”며 자신의 ‘통합정부’ 구상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치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다는 지적을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유능한 인재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좋은 정책이라면 박정희·김대중을 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법륜 스님 등 사회·종교계 원로 인사들이 차기 정부에 통합내각 구성 및 개헌 추진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을 언급하며 “이재명의 약속과 다르지 않다. 제안을 적극 수용하고, 통합의 정치를 확실하게 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일 서울 명동 유세에서 “증오와 갈등을 심는 분열의 정치, 보복과 정쟁이 횡행하는 구태 정치, 이런 과거의 정치를 넘어서 국민을 통합하고 하나로 모으는 진정한 통합정치·국민내각·대통합 정부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일 서울 명동 유세에서 “증오와 갈등을 심는 분열의 정치, 보복과 정쟁이 횡행하는 구태 정치, 이런 과거의 정치를 넘어서 국민을 통합하고 하나로 모으는 진정한 통합정치·국민내각·대통합 정부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선 네거티브 공세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견제를 가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이재명은 ‘기회·유능·통합·미래’를 말했고, 상대 후보는 오로지 ‘민주당·정권·부패’를 가장 많이 말했다”며 “과거에 매달리면서 앞으로 뭘 하겠다는 말도 없이 ‘정치 보복’을 공언하는 정치세력이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경제도 모르고 준비도 안 된 대통령이 5200만명이 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기 어렵고, 위기를 극복하거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 더더욱 어렵다”고 강조했다.

與, 막판 서울 총집중…“서울 이기면 대선 이긴다” 

이날 명동 유세엔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과 배우 명계남씨, 그리고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참석했다.

민주당이 선거를 8일 앞두고 서울 총력전을 펼친 이유는 서울을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요충지로 보기 때문이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서울에서 이 후보가 4~5% 포인트 뒤지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그런데 전체 여론조사에서는 박빙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이겨야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18.32% 포인트 차의 참패를 당했다. 다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서울의 표심이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근거는 최근 대선 후보 여론조사다.

2월 한국갤럽 정기 조사에서 이 후보의 서울 지지율은 28%(2월 8~10일)→31%(15~17일)→32%(22~24일)로 나타났다. 완만하긴 하지만, 같은 기간 윤 후보의 지지율 변화(43%→44%→44%)에 비해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게 민주당의 자체 평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한독일상공회의소·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 참여해 외국인 투자기업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한독일상공회의소·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 참여해 외국인 투자기업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최근 들어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으며 서울 민심을 좌우할 중도층을 노린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주한독일·프랑스 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은 한국기업과 똑같이 보호받고 지원받아야 할 우리의 기업이자 경제성장 동반자”라며 규제 완화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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