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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5) 징둥은 왜 세 차례나 상호를 변경했을까?

중앙일보

입력

'징둥금융(JD Finance, 京東金融)'에서 'JD디지츠(JD Digits, 京東數科)', '징둥테크(JD Tech,京東科技)'까지…

상호를 얼마나 더 바꿔야 IPO가 가능할까?

[텅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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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그룹이 새로운 자본 운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징둥테크는 '징둥금융'에서 'JD디지츠', '징둥테크'로 세 차례 상호 변경을 거쳐 홍콩거래소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징둥테크는 2022년 홍콩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뱅크오브아메리카, 중신증권, 하이퉁(海通)인터내셔널과 협력해 10~20억 달러(약 1조 1960억 원~2조 3920억 원) 규모를 조달한다는 목표다.

징둥그룹 이사회 의장이자 CEO인 류창동(劉强東)은 지금까지 징둥닷컴(JD), 징둥헬스(6618.HK), 다다(DADA), 징둥물류(2618.HK) 등 4개 상장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 징둥테크가 홍콩 IPO에 성공하면 징둥그룹의 다섯 번째 상장 기업이 된다.

징둥테크의 세 차례 상호 변경, 왜?

징둥그룹의 산하 기업인 징둥테크는 2012년 설립 당시 '징둥금융'으로 독립 운영을 시작해 2017년 징둥체계에서 분리됐다. 2018년 9월 징둥금융은 'JD디지츠'로 명칭을 변경했고, 2021년에는 '징둥테크'로 또다시 상호 변경을 발표했다.

[징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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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테크의 상호는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었다. '산업'+'인터넷'의 물결 속에 금융 분야도 '금융+인터넷'에서 '금융+과학기술'로 바뀐 것이다.

2012년 징둥테크(징둥금융) 설립 당시 중국은 인터넷 금융이 활성화돼 각종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부상하던 시대였다. 그야말로 인터넷 금융 붐이었다.

2013년 12월 징둥테크(징둥금융)는 '징바오베이(京保貝)' 서비스를 정식으로 출범했다. 징바오베이는 소상인을 대상으로 ‘3분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편 대출 서비스업이다.

[징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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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에는 업계 최초로 신용 결제 서비스인 '징둥바이탸오(京東白條)'를 출시해 디지털 금융 선두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2015년 10월 징둥테크는 업계 최초로 '핀테크' 포지셔닝을 제안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기술 서비스 제공에 힘썼으며, 중국 '인터넷 금융' 산업 전체가 핀테크로 진화하는 것을 추진하였다.

[징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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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디지츠의 탄생

2018년 9월 징둥테크(징둥금융)는 'JD디지츠'로 상호 변경을 발표했다. 징둥금융에서 'JD디지츠'로 명칭을 변경한 이유는 금융업을 넘어 새로운 포지셔닝과 브랜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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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마윈 회장이 처음으로 테크핀(Techfin)을 언급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금융(Fin)+기술(Tech)의 핀테크(Fintech)를 거꾸로 배치한 테크핀(기술+금융)은 주체가 정보통신기술(ICT) 회사이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 산업이 디지털화되면서 '징둥금융'은 'JD디지츠'로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승승장구하던 징둥테크(JD디지츠)는 '징둥금융', 'JD디지츠'라는 두 가지 이름을 차례로 거쳐 2020년 9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 상륙할 계획이었으나 6개월 만에 IPO 신청을 철회했다.

IPO 철회 이유는 2020년 하반기 중국의 규제 환경 변화 때문이었다. 감독 부서는 인터넷 대출, 데이터 보안, 플랫폼 반독점 등에 집중적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 상하이·홍콩 증권거래소가 알리바바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는 약 35조 원을 조달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지만 중국 당국의 인터넷 금융 규제 강화로 상장이 불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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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테크의 선택은 탈 금융화?

2021년 1월, 징둥그룹은 클라우드와 AI 업무를 JD디지츠와 통합해 징둥테크를 공식 출범시켰다. 징둥테크는 AI, 데이터 기술,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첨단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탈 금융화를 가속화하고 본격적으로 디지털 산업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징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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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모델 조정 외에도 징둥테크는 임원 대폭 개편식 전환으로 핀테크 업무가 가져올 리스크를 최소화했고, 연구개발 비율도 늘렸다.

징둥테크에 의하면 2018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징둥테크의 연구개발 비율은 12.8%에서 15.67%로 상승했다. 징둥테크는 총 1만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 중 70% 이상이 연구개발과 전문 인력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탈 금융화, 과학기술 속성 강화는 징둥테크가 중국 당국의 엄격한 규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올해 징둥테크는 홍콩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배세형 연구원

[사진출처=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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