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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경영] 무재해 운동, 신기술 활용…안전망 강화에 발 벗고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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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지난해 국내 공장에서 테스트한 의자형 웨어러블 로봇 모습. 반복 작업에 의한 통증,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로봇이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해 신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지난해 국내 공장에서 테스트한 의자형 웨어러블 로봇 모습. 반복 작업에 의한 통증,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로봇이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해 신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사진 현대자동차]

중대재해처벌법 본격 시행에 따라 ‘안전경영’ 매진하는 기업들 

 “환경과 안전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투자를 하게 되더라도, 선제 대응이 궁극적으로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인 투자다.”

웨어러블 슈트와 체어 시험 도입 #AI 탑재한 드론으로 유해 가스 점검 #계열사별 안전보건 전담 조직 신설 #CSO 선임해 안전 업무도 강화 나서

 국내 모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임직원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이 감당해야 할 처벌과 손실을 생각해서라도 안전 관련 투자를 게을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산업계가 최근 ‘안전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까지 더해져 ‘안전경영 리스크’ 대응 필요성은 더 커졌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안전망을 강화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안전 규정을 지난달 24일부터 시행하기 시작했다. 보행 중 휴대폰 사용 금지, 자전거 이용 중 헬멧 착용(미착용 시 도보, 셔틀 이용) 등이다. 임직원은 물론 방문객에게도 적용한다. 작업 중 위험 상황을 신고하는 작업중지권인 ‘손들기 활동’도 활성화하고 있다. 제조 공정을 인간공학적으로 분석하는 ‘인간공학 라인 인증제’도 운영,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개선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주요 공장에 로보틱스 기술 등을 접목한 웨어러블 슈트와 체어를 시험 도입했다. 반복 작업에 의한 통증, 고령 작업자 등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안전보건 관련 예산도 1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액하고, 전담 조직을 확대하면서 인력도 충원했다. 안전사고와 중대재해 발생 위험이 높은 사항으로 평가 항목을 구성해 매달 평가하고, 그 결과를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한다.

 SK도 안전망 강화에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다. SK E&S는 AI를 탑재한 드론을 도입했다. 이 드론은 도시가스관 주변을 탐색해 메탄 누출 여부를 체크한다. 검침원이 직접 검침하던 수고를 덜면서 사고 위험도 낮아졌다. SK이노베이션은 밀폐 공간에 무인 가스 측정기를 설치하고 측정된 유해 가스를 관제센터에 전달하는 장치를 운영 중이다.

 LG는 계열사별로 안전보건 전담 조직 세우기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안전환경 사고 근절을 위해 지난해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 직제를 만들었고, LG이노텍은 올해 CEO 직속으로 안전보건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LG전자에는 ‘6대 안전 원칙’이 있다. ▶안전은 임직원 의무이자 권리 ▶동료의 안전까지 배려 ▶일상의 기본 안전은 반드시 지킨다 ▶모든 작업 시 안전 기준 준수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끝까지 개선 ▶위험 요소 및 사고 발견 시 즉시 신고 등이다. 특히 ‘일상의 기본 안전’에는 계단 이용 시 핸드레일 잡기, 지정된 곳 외 흡연 금지 같은 세부 조항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까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디지털전환(DX)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중대사고 핵심 원인 10가지를 분석한 ‘절대 준수 환경안전 수칙’을 내놓았다. 화재·폭발 위험 작업 시 가연성 가스 농도 측정, 작업장 비상 통로 확보 등이 담겼다. 신학철 부회장은 “업무 기한을 무리하게 설정하고 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선 안 된다”며 “환경 안전은 100이 아니면 0이라는 임직원 인식이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롯데는 지주 산하에 ‘안전관리사무국’을 신설했다. 신동빈 회장은 “화재나 인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 협력업체의 안전 지원에도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롯데케미칼은 안전·환경에 3년간 5000억원을 투자한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제도도 도입했다. 롯데건설은 협력사에 대한 안전보건 역량 평가제를 도입했다. 신용평가사와 연계해 평가하고, 부실등급을 받은 파트너사는 입찰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

 포스코는 부생가스와 질식가스 누출 모니터링 시스템, 화재 감시 로봇, 드론 활용 시스템과 지능형 CCTV 고위험 알람 등을 도입했다. 현장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 안전 통로, 방호 울타리, 작업발판 등 안전시설물을 점검하고 안전 교육 훈련도 강화한다.

 한화는 IoT 센서를 활용한 AI 기반 데이터 수집·분석으로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스마트 방재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대표이사 직속의 최고안전책임자(CSO) 직책을 신설했다. 한화토탈은 공장 내 무선통신망을 기반으로 이동형 CCTV와 방폭형 스마트폰, 설비점검용 촬영용 드론을 도입했다.

 GS도 주요 계열사에 CSO를 선임해 안전 업무를 강화했다. GS리테일은 매달 점포와 물류센터에서 안전점검을 한다. GS건설은 안전혁신학교에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트 도입해 안전보건 교육을 한다.

 GS칼텍스는 산업재해·안전사고·자연재해 등에 24시간 대응조직을 구성했다. 비상 대응 훈련을 월 1회 이상 자체 실시한다. 위험성이 높은 ‘질소분위기 촉매 교체 작업’도 로봇으로 대체했다. 작업자 질식사고 위험을 줄이고, 작업 시간 단축을 통한 비용 절감도 예상한다.

 두산은 매년 그룹 EHS(환경·보건·안전) 세션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 EHS 부문장이 참석한다. 두산중공업은 유해 위험 요인을 평가해 대책을 마련하고, 작업자 교육을 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무재해 달성 일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무재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효성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창원공장에 자체 검사소, 출장 복귀자를 위한 숙소 마련 등 방역 시스템을 정비했다.

 CJ제일제당은 제품 생산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환경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폐기물 저감 등 환경 리스크 전반을 관리한다. 현대백화점은 자체 발생하는 폐기물을 회수해 원료화하고, 이를 활용해 재활용품을 생산하는 자원 순환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홈플러스는 미래형 마트를 표방하는 ‘메가 푸드 마켓’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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