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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새 100만명 확진 쇼크…"아직 정점 멀었다" 의료계 경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일 이어지는 코로나19 확산에 어느새 누적 확진자 규모가 300만명에 육박했다. 확진자 급증에 사망자도 덩달아 늘며, 지난해 델타 변이 확산 정점 당시 규모를 넘어섰다.

200만명 넘어선 지 일주일 만에 300만 육박 

27일 코로나19 확진자는 16만3566명 늘어 누적 299만4841명을 기록했다. 28일 0시 기준 발표가 나오면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처음 100만명을 넘어서는 데 2년, 200만명에 도달하는 데 15일이 걸렸는데, 다시 일주일 만에 300만명대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만3566명을 기록한 27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만3566명을 기록한 27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16~17만명을 오르내리고 있는 하루 확진자 수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내주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역시 정점은 아닐 것이란 예상이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주 뒤 주간 평균 30만명 이상에서 정점에 다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높고, 상대적으로 누적 감염자 수도 적다는 점에서 정점이 '높고 긴' 이른바 독일형 유행 패턴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유행 곡선이 미국, 영국보다 정점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정점을 지나가는 데 걸리는 기간이 다른 국가에 비해 1~2주 이상 더 길 수 있다”고 했다.

사망자, 1주 전보다 1.7배↑

정점까진 아직 한참이 남았는데 위중증, 사망자가 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663명, 사망자는 4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날(26일) 사망자는 112명 발생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았다. 최근 1주간(21~27일) 사망자는 539명으로 하루 77명꼴이었다. 직전 주(14~20일, 324명)와 비교하면 1.7배가량 증가한 것이며, 델타 변이 극성기(지난해 12월 25~31일)의 70.3명을 넘어섰다.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와 비교해 치명률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지만, 신규 환자가 폭증에 사망자도 늘고 있는 것이다.

20일 오전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119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전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119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중증 환자도 증가 추세라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 수밖에 없다. 최근(20~26일) 위중증 환자는 일평균 541명으로 전주(343명) 대비 60% 가까이 급증했다. 중환자 병상(26일 17시 기준)도 1214개가 가동 중(가동률 44.9%)이다. 병상 가동 숫자만 보면 델타 유행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총리 “안정적”이라는데…의료 현장선 "위기"

정부는 여전히 의료체계는 안정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위중증 환자 수·사망자 수·병상 가동률 등 핵심 방역지표가 비교적 안정되게 유지되고 있다”며 “21일 기준 100만명당 누적 사망자는 143명으로 미국·프랑스·영국(2000명 이상), 독일·이스라엘(1000명대)과 비교하면 20분의 1, 10분의 1 수준”이라고 적었다. 김 총리는 “지금까지 모든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제대로 대응하고 있다”며 “정점에 가까이 갈수록,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말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잘 버텨내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전하는 상황은 이와는 거리가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대기 공간 부족으로) 발열, 호흡곤란, 확진자 중 상태가 악화한 이들이 응급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119를 전전한다”며 “우리 병원 응급실도 7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다 차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위기는 위기라고 얘기해야 한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비명에 귀라도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 환자도 문제지만 응급실 마비로 일반 응급환자 치료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탁 교수도 “의료체계는 직원과 원내 확진자로 그로기(groggy·혼미) 상태에 빠져들고 있는데 정상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한다.

“영유아, 대면 진료받게 해달라” 청원 잇따라

확진자 급증에 27일 기준 재택치료자도 76만8773명으로 8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관리 공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재택치료를 받던 영유아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불안이 크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은 “일반 감기에 걸려도 면역력이 낮은 아이들은 고열이 나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아이들은 자택에서 해열제만 가지고 해결되지 않을 수 있으니 외래 진료라도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확진 후 복통이 이어져 100통 넘는 보건소 전화 끝에 병상을 지정받아 입원한 상태”라며 “병을 키우지 않도록 병원 출입이 가능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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