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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50m옆 이것 두자…아이 똑똑해지고 어른들 심장병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도시 녹지 공간은 어린이 행동과 인지 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주고 성인들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에서 너구리가 울타리를 뛰어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녹지 공간인 이곳은 341ha의 면적을 자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시 녹지 공간은 어린이 행동과 인지 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주고 성인들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에서 너구리가 울타리를 뛰어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녹지 공간인 이곳은 341ha의 면적을 자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다수의 사람이 도시에 거주하는 가운데 집 근처에 녹지 공간이 있는 경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폭염 때 기온을 낮춰주기도 하고, 대기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최근 연구 결과, 녹지 공간은 어린이의 인지 기능 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벨기에 하셀트 대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한 논문에서 "녹지 공간은 어린이가 과잉 행동할 가능성을 낮춰주고, 인지 기능 발달에도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과잉 행동 줄이고 주의력은 향상

지난해 7월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베이를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에 도시 스카이라인이 드러나 있다. 녹지 공간은 스트레스.불안.우울증 감소, 주의력.집중력 향상 등 건강과 웰빙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7월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베이를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에 도시 스카이라인이 드러나 있다. 녹지 공간은 스트레스.불안.우울증 감소, 주의력.집중력 향상 등 건강과 웰빙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연구팀은 벨기에에서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출생 코호트(cohort, 동일집단) 조사 사업(ENVIRONAGE)을 활용해, 4~6세 아동 400여 명을 대상으로 주거지 인근 녹지와 행동, 녹지와 인지 발달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녹지에 대한 노출은 지리 정보 시스템을 활용, 주소지 주변의 50~1000m 사이에 위치한 녹지 면적을 계산해 적용했다.

분석 결과, 집 50m 이내의 녹지 공간 크기 순위에서 1사분위수 만큼 상승하면, 어린이가 과잉 행동 문제를 나타낼 가능성이 38% 낮아졌다.
또, 50m 범위와 100m 범위에서 각각 녹지 공간 크기가 증가할 때 주의력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지 공간 노출이 늘어나면 시각 기억에서 오류가 발생할 확률도 낮아졌다.

벨기에 연구팀은 "지금까지 녹지 공간에 단기간 노출됐을 때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많았지만, 녹지 공간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도 행동 문제 및 인지 기능 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녹지가 존재하면 어린이의 장내 세균 군집이 달라지고, 이것이 면역체계나 뇌 조절에 영향을 미친 것도 여러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내 세균 변화, 대기오염 차단

지난해 11월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내 기억의 숲에 ‘팝업 숲밧줄 놀이터’가 마련돼 어린이들이 밧줄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해 11월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내 기억의 숲에 ‘팝업 숲밧줄 놀이터’가 마련돼 어린이들이 밧줄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에 앞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과 미국·스페인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랜싯 지구 보건(Lancet Planet Health)'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녹지와 어린이 발달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를 발표했다.

조사는 밴쿠버에서 태어나 2005~2011년 사이 유치원에 입학한 2만7000여 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주소지 250m 이내에서 녹지 공간 노출이 1사분위수 만큼 증가하면, 유아기 발달 기제(Early Development Instrument, EDI) 평가 점수가 0.16점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주거지 녹지에 대한 노출이 늘어나면 교통 대기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NO2)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줄어 아동기 발달을 향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혈관 질환 사망률·발생률 낮춰

오스트리아 빈의 프라터 공원.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 이 공원과 대관람차가 나왔다. [중앙포토]

오스트리아 빈의 프라터 공원.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 이 공원과 대관람차가 나왔다. [중앙포토]

중국 중산대학과 호주·미국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국제 저널인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녹지와 심혈관 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을 다룬 53개 기존 연구를 종합한 메타 분석을 진행했다. 이들 연구는 18개국에서 진행됐고, 1억 명 이상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녹지 공간에 많이 노출될수록 심혈관 질환의 발생이나 사망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정규화 차이 식생 지수(Normalized Difference Vegetative Index, NDVI)'가 0.1 증가하면 심혈관 질환과 허혈성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각각 2~3%씩 낮아진다는 것이다. 뇌졸중 발생률도 2% 줄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통해 녹지 공간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는 강력한 증거를 얻었다"며 "보건 전문가와 정책 입안자는 녹지 관리를 공중 보건의 수단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지가 조기 사망 크게 줄일 수 있어

서울 시내 녹지인 용산가족공원의 모습. 이곳에서 '작은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서울 시내 녹지인 용산가족공원의 모습. 이곳에서 '작은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이에 앞서 스페인 지구 보건 연구소 등 국제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랜싯 지구 보건'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유럽 31개국 978개 도시와 49개 대도시의 20세 이상 거주자 1억6913만 명을 대상으로 녹지와 사망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들 유럽 인구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수준의 녹지 공간에 노출된다면, 연간 4만2968명의 조기 사망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 자연사 사망률의 2.3%, 인구 10만 명당 245년에 해당하는 생명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WHO에서는 거주지 300m 내에서 접근할 수 있는 녹지공간이 최소한 0.5㏊가 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럽 도시에서 녹지 공간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키면, 지속 가능하고 살기 좋은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나가는 동시에 많은 수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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