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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바람에 건조특보까지…작은 불씨에도 '대형산불'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경북 영덕 지품면 산불로 축구장 500개 면적에 달하는 산림 400㏊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당시 산불은 헬기 40대가 투입될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컸다. 최근 10년 사이 단일 산불에 헬기 40대가 동원된 것은 영덕 산불이 처음이다.

지난 1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산불 현장에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들이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산불 현장에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들이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청과 경북도·영덕군은 지난 21일부터 3월 5일까지 15일간 합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관계 당국은 이번 산불이 농업용 반사필름이 전신주에 날아가면서 불꽃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산불 168건…작년보다 71건 늘어 

수도권과 충청·강원·대구·경북 등에 건조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국에서 산불(들불 포함)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따르면 지난 21일에만 전북 완주와 전남 함평, 강원 원주, 충북 청주 등에서 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1.22㏊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지난 20일 충남 태안군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산불진화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산림청]

지난 20일 충남 태안군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산불진화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산림청]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168건(피해 면적 214.46㏊)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7건과 비교하면 71건이 증가했고 2020년(67건)과 비교해서는 2.5배 급증한 수치다. 22일 오전 6시를 기준으로 부산과 대구, 울산을 비롯해 강원지역 6개 시·군, 경북지역 5개 시·군에 건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서울과 대전·세종, 경기지역 16 시·군, 강원지역 15개 시·군, 충북지역 5개 시·군, 전남지역 7개 시·군, 경북지역 17개 시·군 등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산불 내면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상황으로 화기 사용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라도 가해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봄철 농번기를 앞두고 논·밭두렁 태우기와 잡풀 소각 등에 따른 화재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최근 5년간(2017~2021년) 480건의 들불 화재가 발생, 4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시기적으로는 봄철(2~4월)에 전체 들불 화재의 67%(323건)가 집중됐다.

지난 17일 최병암 산림청장(왼쪽)이 경북 영덕 산불 현장에서 산불진화를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최병암 산림청장(왼쪽)이 경북 영덕 산불 현장에서 산불진화를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467건(9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례별로는 쓰레기 소각 178건(38%), 논·밭 태우기 124건(27%), 담배꽁초 71건(15%), 태우고 남은 불씨 방치 42건(9%) 등이다. 올해는 지난달 22일 금산군 복수면의 갈대밭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인접한 잔디로 불씨가 옮겨붙으면서 2만㎡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봄철 농번기 앞두고 '들불' 발생도 우려 

충남소방본부는 들불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농작물 무단 소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소각이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산불진화장비를 점검하고 소화전과 취수장 등 진화를 위한 물 확보도 추진한다.

지난달 22일 충남 금산군 복수면의 갈대밭에서 화재가 발생 2만㎡가량의 불에 탔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지난달 22일 충남 금산군 복수면의 갈대밭에서 화재가 발생 2만㎡가량의 불에 탔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림이나 인접 지역에서 불을 피우고 불(인화물질)을 가지고 들어가는 경우 3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 폐기물을 소각하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충남소방본부 오경진 화재조사팀장은 “봄철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기부터 소방드론과 헬기 등 장비,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조기에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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