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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색 한식, 옥사 도포, 한지 가면…K컬처 세계인 홀리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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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6호 19면

세계로 뻗는 한국 전통문화 

방콕·LA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우리생활’ 전시. 선비의 도포 2점과 함께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의 영상이 상영됐다.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방콕·LA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우리생활’ 전시. 선비의 도포 2점과 함께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의 영상이 상영됐다.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 나라의 의·식·주를 이해하는 것은 그들의 고유한 문화를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K컬처의 약진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우리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에서는 2021년부터 ‘전통문화 해외거점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정보 제공은 물론 다양한 분야로의 관심 확장을 위해 전통문화 관련 콘텐트 수요가 높은 해외거점을 공모하고, 선정된 곳을 대상으로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첫 번째 해외거점은 주헝가리한국문화원·주태국한국문화원·주LA한국문화원이다. 이들 3곳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공진원이 한식·한복·한옥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 지원한 전시&전통문화 프로그램 패키지 ‘일상다반’과 ‘우리생활’이 열리고 있다.

주헝가리문화원에서 진행된 ‘일상다반’ 전.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헝가리문화원에서 진행된 ‘일상다반’ 전.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지난해 10월 11일부터 올해 1월 28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주헝가리문화원에서는 보통의 한 끼 속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일상다반’ 행사가 열렸다. 한국 전통의 상차림과 식문화를 통해 우리 고유의 한식문화에 담긴 철학과 상징적 의미를 전달하는 기획 전시였다.

메인 행사인 ‘마스터스테이블 전시’와 ‘오색한식 사진전’은 현대 공예가들의 작품으로 한식 상차림을 마련하고, 구본창 사진작가가 한식재료들에서 찾아낸 오방색 사진을 통해 한식의 다채로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주헝가리문화원에서 진행된 구본창 사진가의 오색한식 사진.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헝가리문화원에서 진행된 구본창 사진가의 오색한식 사진.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정갈하되 기품 있는 밥상 차림을 선보인 ‘마스터스테이블’은 전통적인 소재와 방법을 이용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빛나는 이기조(백자), 안시성(옹기), 이은범(청자), 허상욱(분청), 엄주원(유리), 리한(유기), 박성극(백자), 김전욱(목기)의 작품들로 차려졌다. 달 항아리를 비롯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구본창 사진작가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식 재료들로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색을 표현했다. 12절기 한식 재료를 탐구하고 배치·조합해서 흑(김과 미역), 백(쌀·소금), 황(국화·삼·은행), 적(고춧가루), 청(쌈 채소들) 다섯 가지 색을 표현하고 각각의 색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상징을 설명하기 위한 시도다. 이밖에도 구 작가의 개인적인 스토리가 담긴 개성보쌈김치 사진 작품도 함께 전시돼 K푸드의 대표주자인 김치의 역사와 가치도 함께 소개했다.

이밖에도 ‘일상다반’ 전시장을 찾은 외국인들을 위한 전통 소반 체험, 한옥 짜맞춤 체험, 한지 족자 민화 컬러링 체험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어린이를 위한 전통음료 소반 프로그램에는 한동엽 목공예가의 지그재그 소반과 박강용 옻칠장의 옻칠잔, 그리고 식혜와 한과(강정)가 제공됐다. 전통차 소반 프로그램에선 권원덕 소목장의 짜맞춤 소반 위에 김판기 도예가의 청자다기가 차려졌다. 전통주 소반 프로그램에선 감홍로주와 백일주를 거창유기 와인잔과 엄주원 유리공예가의 잔을 곁들여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연의 여백을 감상할 수 있는 한국 고유의 주거공간 한옥 체험은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을 1/10 크기로 재현한 두 개의 기둥을 짜맞추는 과정으로 준비했다. 복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부귀영화와 소망이 담긴 사물들을 그린 그림을 집에 걸어두었던 우리 선조들의 문화생활을 간접 체험하는 한지 족자 민화 컬러링 체험에선 책가도가 그려진 한지 족자에 색을 채워 넣을 수 있는 키트가 제공됐고, 채색 후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해서 반응이 좋았다.

한지 족자 민화 컬러링 체험에 참가한 헝가리 관람객.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지 족자 민화 컬러링 체험에 참가한 헝가리 관람객.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태국 방콕에 있는 주태국한국문화원(2021.12.3.~22.4.29)과 미국 LA에 있는 주LA한국문화원(22.1.28~3.18)에서는 우리 전통 복식문화 속에 녹아 있는 생활철학과 미의식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우리생활’이 진행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등을 통해 전 세계인에 각인된 한복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준비된 기획 전시다.

전통주 소반 상차림

전통주 소반 상차림

전시장의 메인 행사로 준비된 ‘한복 의상 미디어 전시’에는 여름용 옥사 도포와 겨울용 생초 도포 등이 실물로 전시됐고, 주변에는 3채널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성균관 스캔들’, 영화 ‘간신’ 등의 의상을 기획·제작한 이진희 의상감독의 인터뷰와 함께 드라마·영화 속 주요장면들이 상영돼 한류스타를 사랑하는 관람객들의 즐거움을 두 배로 높였다.

‘우리생활’ 전시장을 찾은 외국인들을 위한 귀주머니 키트 체험, 한지 가면 키트 체험, 돌잡이 키트 체험 등 다양한 문화체험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규방공예품의 하나인 귀주머니를 만들어보는 체험은 전통문양이 새겨진 한복 원단을 활용해 직접 바느질까지 해보면서 시각·촉각으로 문화를 경험하는 자리다. 한지 가면 키트 체험은 전래동화 ‘단군신화’와 ‘별주부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한지 가면을 만들고 직접 창작극까지 해보는 프로그램으로 낯설지만 흥미로운 동화 속 체험으로 호응도가 높았다. 돌잡이 키트 체험은 사전 신청자에 한해 돌잡이 기물(실·쌀 등)과 병풍, 한복 등 체험 키트를 대여하고 각자의 집에서 돌잡이 체험을 해본 뒤 반납 시 인증사진을 제시하면 액운을 쫓는 벽사 봉투를 선물하는 프로그램이다. 봉투 안에는 아이가 잡은 돌잡이 기물과 한국 돌잔치 문화에 대한 설명서가 들어 있다.

협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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