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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용히 봉은사 찾은 김건희…스님이 그에게 건넨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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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가 17일 봉은사에서 원명 스님 등을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첫 외부 행보다. 불교계 등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대한 불교 조계종 소속 봉은사를 찾아 주지 스님인 원명 스님 등 여러 스님과 한 시간가량 차담회를 가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를 찾아 합장하고 있다. 독자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를 찾아 합장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이날 회동 과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불교신문사 주간인 오심 스님이 김씨와 오랜 인연이 있어 봉은사를 찾게 된 것으로 안다”며 “김씨가 ‘좋은 말씀을 들으러 왔다’고 하자, 스님들께서 ‘상생하고 봉사하라'는 말씀 등 덕담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이날 만남에 함께했던 한 인사는 “김씨는 주로 듣기만 했으며 ‘말씀 귀담아듣고 잘 실천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뒤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검정 단발을 한 김씨는 흰색 셔츠에 검은색 긴 치마 정장 차림이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14일 김장환 목사를 만났을 때는 김씨가 개인적으로 만남을 정한 일정이었지만, 오늘 봉은사 방문은 남편인 윤석열 후보와도 상의한 뒤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편인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 유세를 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김 목사를 만난 데 이어 공식 선거기간(2월 15일~3월 8일)인 이날 봉은사를 찾으면서 사실상 내조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씨는 지난 14일 극동방송을 찾은 뒤 취재진에 “천천히 문화·예술·종교 분야에서 공개 행보를 시작하라는 조언이 많아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를 찾은 김건희씨. 독자 제공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를 찾은 김건희씨. 독자 제공

국민의힘 선대본부 내부에서는 김씨의 공개 행보 여부와 관련해 의견이 갈린다. 윤 후보의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보는 참모들은 김씨가 일부 지지층을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한 만큼 윤 후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반면 김씨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여권이 ‘7시간 통화’ 논란 을 고리로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부에서는 '대선 후보의 배우자도 공인인데 숨어 지내듯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며 “당장은 윤 후보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을 찾아가는 조용한 행보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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