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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엔드에 게임 포기한 日…김은정 "일본과 신경전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스킵 김은정(오른쪽)과 일본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 베이징=김경록 기자

14일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스킵 김은정(오른쪽)과 일본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 베이징=김경록 기자

한국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강릉시청)'이 한일전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영미(세컨드), 김경애(세컨드)로 구성된 한국은 14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풀리그 6차전에서 일본(스킵 후자사와 사츠키)에 9엔드 만에 10-5로 승리했다.

앞선 두 경기(중국·미국)전에서 부진하며 2연패를 당했던 한국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올라오며 이번 예선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예선 전적 3승 3패를 기록하며 토너먼트(4강) 진출 불씨를 이어갔다.

한국은 2018 평창 올림픽 4강전에서 일본에 연장(11엔드) 접전 끝에 8-7로 승리,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메달(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일본 스킵도 후지사와 사츠키였다. 지난해 12월 올림픽 자격대회(OQE)에서는 후지사와가 이끄는 일본에 2연패를 당했다. 한국 스킵 김은정은 "그동안 승부를 바탕으로 일본을 최대한 흔들겠다"라고 했다. 중요한 무대에서 설욕전을 펼쳤다.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기 끝난 뒤 스킵 김은정이 중계카메라를 향해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기 끝난 뒤 스킵 김은정이 중계카메라를 향해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한국은 선공으로 나선 1엔드, 후공이 유리한 컬링에서 선공팀이 점수를 빼앗는 '스틸'을 해내며 1득점 했다. 차례로 하우스 안 상대 스톤을 쳐내는 양상이 이어졌고, 김은정이 마지막 스톤(노랑)으로 버튼(하우스 중앙) 근처 일본 스톤(빨강)을 쳐내며 1번(버튼에서 가장 가까운 스톤)을 만들었다. 하지만 가드가 1개도 없어, 상대 스톤을 제거하는 테이크아웃 샷을 허용할 가능성이 컸다.

이때 일본 스킵 후지사와가 실수를 범했다. 그가 놓은 스톤이 한국 스톤을 쳐내지 못하고 그대로 하우스 밖으로 벗어났다. 하우스에 딱 1개 남은 스톤은 노랑 스톤. 한국이 1-0 리드를 잡았다. 2엔드는 일본이 1점을 따냈다.

승부처는 3엔드. 김은정이 해결사로 나섰다. 엔드 후반, 김경애가 하우스 안 일본 스톤은 2개를 제거하기 위해 7번째 스톤으로 런백을 시도했지만, 1개도 내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불리한 상황에서 나선 김은정이 8번째 샷으로 하우스 안 일본 스톤 4개 중 3개를 내보내는 트리플 테이크아웃을 해냈다.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스킵 김은정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스킵 김은정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아직 1번은 일본 스톤. 하지만 후지사와가 마지막 샷을 실수하며 다시 한국에게 기회가 왔다. 김은정은 하우스 안에 한국 스톤 2개를 둔 상황에서 버튼에 있던 일본 스톤과 뒤에 있던 스톤을 모두 쳐내는 더블 테이크아웃을 해내며, 단번에 3득점을 이끌었다.

한국은 4엔드 다시 한번 스틸을 해내며 1점을 더 달아났다. 5엔드 2점을 내줬지만, 후공을 잡은 6엔드에 다시 2득점 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후지사와의 드로우가 가드에 막히며 하우스로 들어가지 못했다. 김은정은 막고 있던 문이 열린 틈을 타 한국 스톤 1개를 하우스 안에 더 넣었다.

한국은 7-4, 3점 차로 앞선 7엔드에서 쐐기를 박았다. 다시 한번 김은정이 진가를 발휘했다. 9번째 스톤으로 1번을 만들고, 10번째 스톤으로 일본 스톤 2개를 쳐냈다. 후지사와는 또 흔들렸다. 버튼에 붙였다면 1점이라도 얻을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한국의 1득점. 9엔드에 10-5가 되자 일본을 게임을 포기했다.

김은정은 "일본에 2연패할 때 부담 많았고 티켓 걸렸어서 긴장 많이 하고 이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본을 생각한다기보다 오전 경기(미국전)에 잘 안됐던 부분들, 슬라이딩, 드로우, 웨이트 등 감각 부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일본 대표팀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일본 대표팀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대표팀은 이날 후보 김영미를 다시 기용했다. 임명섭 감독은 "작년 12월 올림픽 자격대회에 안 뛰었던 영미가 이번 일본전에 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일본전 상대성을 고려해 뛰어야 한다고 코치랑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일본 후지사와 팀과 팀 킴은 올림픽에서만 벌써 세 번 대결을 펼쳤다. 김은정은 "(후지사와가)라이벌인 것 같진 않다. 일본이라 이기고 싶지만, 후지사와만 생각하면 되게 잘하는 선수고 샷 감각이나 전체적으로 차분히 팀 이끄는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이렇게까지 안 만나면 서로 좋은 관계 될 거 같은데, 일본과 우리나라라 힘든 거 같다. 신경전은 없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당시 경기 도중 간식을 자주 먹었던 대표팀은 이번 대회 들어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김영미는 "대한체육회 급식지원센터에서 도시락을 받으면서 다른 팀보다 체력이나 영양 보충을 잘할 수 있다. 경기 전 미숫가루를 먹어서 중간에 잘 안 먹는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은 하루 쉰 뒤 16일에 1위를 달리고 있는 스위스를 만난다. 임명섭 감독은 "스위스가 어떻게 플레이할지 감이 오지만, 워낙 잘하고 노련하다. 점수 차 초반에 안 벌어지면 승산 있다고 본다. 내일 스위스 경기 보고 선수들과 미팅을 하고 준비하겠다. 남은 3경기 다 이기면 자력으로 올라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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