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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가장 좋아합니다"…'태릉 아이돌' 차준환의 식단관리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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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준환. [연합뉴스]

12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준환. [연합뉴스]

"라면도 약간 먹구요. 치킨도 좋아합니다."
차준환(21·고려대)은 베이징 올림픽이 낳은 최고 스타다. 아쉽게 메달엔 이르진 못했지만 한국 남자 피겨 최고 성적(5위)을 올렸다. 뛰어난 기량에 훈훈한 외모를 더한 그에겐 '태릉에 빼앗긴 아이돌 인재'란 별명까지 생겼다.

국내 뿐만은 아니다. 일본 팬들은 "차준환을 군대에 보내지 말아달라"는 글까지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챔피언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제 만 스무 살이기에 4년 뒤가 더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13일 입국을 앞둔 차준환은 12일 미디어센터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났다. 생애 두 번째 올림픽에서 '월드 클래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 차준환의 표정은 밝았다. 평소와 달리 가벼운 질문에도 "푸하핫"이란 웃음과 함께 명랑하게 답했다. 메달리스트 기자회견보다 더 유쾌하고, 편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은 식단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 체중이 늘어나면 점프에도 영향을 미치고, 보이는 외모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식단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차준환은 2019년 JTBC 예능 '요즘 애들'에 출연해 "아침은 과일 또는 우유와 시리얼로 간단하게 먹는다. 점심, 저녁은 소량의 밥과 소스 없이 구운 소고기, 채소를 먹는다"고 했다. 차준환은 "지금도 (8년째)하고 있다. 캐나다에 있을 때는 더 엄격하게 지켰다"고 말했다.

JTBC 예능 '요즘 애들'에 나와 공개한 차준환의 식단

JTBC 예능 '요즘 애들'에 나와 공개한 차준환의 식단

하지만 차준환도 때로는 맛있는 음식의 유혹에 넘어간다고 고백했다. 그는 "치팅데이(다이어트 기간 먹지 못했던 음식을 한 번 먹는 것을 이르는 말) 때는 매콤한 라면도 먹었다. 라면은 한국 사람에게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는 치킨이다. 식단 때문에 자주 먹진 못했지만, 너무 좋아한다. 특히 황금이 있는…"이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차준환이 말한 제품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인 윤홍근 선수단장이 경영하는 치킨 브랜드다. 황대헌이 금메달을 딴 뒤 좋아한다고 말해 국내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차준환은 "엄마가 해준 음식은 다 잘 먹는다. 집에서 가족들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차준환은 피겨선수로 활동하기 전 아역배우로 활동했다. 과거 그가 출연했던 광고와 드라마, 그리고 피겨 선수로 활동하며 출연한 예능프로그램도 '역주행'하고 있다. 차준환은 "어렸을 때 모습이 굉장히 자주 나오는 거 같다. 다시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웃기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귀여운 것 같다. 그 경험이 내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이돌 같다'는 평에는 "많은 분이 응원하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런 얘기도 너무 좋은 칭찬이다. 실력을 더 키워서 선수로서도 기억에 남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쇼트트랙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 차준환. [뉴스1]

쇼트트랙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 차준환. [뉴스1]

차준환은 11살 때 김연아가 진행했던 '키스 앤 크라이'에 출연했다. 당시 차준환은 '거침없이 하이킥'로 유명한 배우 진지희와 짝을 이뤘다. 둘은 연습 당시 투닥투닥댔고, 두 살 많은 누나 진지희에게 차준환이 고된 연습을 시키기도 했다. 관련 질문을 받은 차즌환은 당황한 듯 폭소를 터트렸다. 이어 "우리가 열심히 한만큼 후회없는 시간을 만든 거 같다. 일찍 탈락해서 아쉬웠다"며 "진지희 배우님도 연기를 즐겁게 해 나가더라. 나 또한 열심히 해서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다"고 웃었다.

당시 일화는 차준환의 운동에 대한 생각과도 맞닿아있다. 그는"연습할 때 항상 훈련이 잘 되는 것이 아니다. 안 될 때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차근차근 하려고 하는 노력을 항상 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훈련 방식인데 그게 맞는 거 같다. 항상 물러서기보다는 공격적으로 훈련한다"고 털어놨다.

차준환에게 '훈련이 힘들 땐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평소 취미 생활이나 기분 전환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가 궁금해서였다. 하지만 차준환은 '연습벌레'답게 "4회전 점프가 안 되면 3회전을 연습하려고 한다. 하지만 더 높은 구성을 원해서 항상 그러진 못한다. 연습이 될 때까지 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답했다. '다른 종목 선수가 됐더라면'이란 질문에도 "도쿄 올림픽을 재밌게 봤다. 어렸을 때 수영을 했다. 아마도 수영 선수가 됐을지도 모르겠다"면서도 "그래도 피겨를 했을 것 같다"고 피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연아를 보고 자란 '연아 키즈'처럼 차준환을 보고 자라는 선수들도 생겨날 것이다. 차준환은 "저는 아직 발전하고 성장하는 선수다. 아직 그런 부분까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친구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프리스케이팅 점수에 환호하는 차준환(오른쪽)과 브라이언 오서 코치. [뉴스1]

프리스케이팅 점수에 환호하는 차준환(오른쪽)과 브라이언 오서 코치. [뉴스1]

차준환은 쉴 틈이 없다. 12일에도 추가훈련을 신청해 연습했다. 13일 입국해 잠깐 쉰 뒤 25일 개막하는 전국동계체전을 준비한다. 3월(21~27일·프랑스 몽펠리에)에는 세계선수권이 있다. 세계선수권 성적에 따라 다음 시즌 국제대회 출전권이 결정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차준환은 "지금보다 나은 컨디션을 유지해 제가 만족할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차준환은 "어느 곳에서 훈련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더 많은 4회전 점프와 높은 구성에 도전하고 싶다. 그러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준환은 "지금 4년 뒤를 이야기하는 건 너무 먼 뒤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묵묵히 열심히 한다면 (4년 뒤)정말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목표는 크게 가지라고 했다"면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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