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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뜬 1000톤 삼성 초대형 전광판, 사이니지 시장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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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경기장에 삼성전자가 만든 초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됐다. [사진 삼성전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경기장에 삼성전자가 만든 초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됐다. [사진 삼성전자]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56회 북미 프로 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에 초대형 360도 원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이 등장한다. 경기장 지붕 아래를 꽉 채우는 이 스크린은 삼성전자가 제작했다.

무게 997t에 달하는 초대형 전광판을 어떻게 천장 아래 매달 수 있었을까. 슈퍼볼 경기가 열리는 소파이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미식축구팀 로스앤젤레스 램스의 유튜브 채널에 이 과정이 상세히 담겼다. 소파이 경기장은 2016년에 공사를 시작해 2020년에 준공됐다. 공사비만 49억6300만 달러(약 6조원)가 들었다. 지난해에는 BTS의 콘서트장으로 사용되며 한국에도 널리 알려졌다.

소파이 경기장을 지을 당시 바닥에서 LED 스크린을 설치하는 모습(위), LED 설치를 마친 뒤 천장으로 스크린을 올리는 모습(아래) [유튜브 화면 캡쳐]

소파이 경기장을 지을 당시 바닥에서 LED 스크린을 설치하는 모습(위), LED 설치를 마친 뒤 천장으로 스크린을 올리는 모습(아래) [유튜브 화면 캡쳐]

초대형 LED 전광판은 경기장 내부 공사를 할 때부터 함께 제작됐다. 먼저 경기장 가운데 부분을 꽉 채워 LED 전광판을 바닥에 설치한 다음 이를 조심스레 천장으로 들어 올리는 작업이 이어졌다. 길이 약 110m, LED 스크린 면적이 약 6500m²에 달하는 전광판은 경기장 바닥으로부터 37.1m(122피트), 지붕 캐노피(덮개)로부터 21.3m(70피트) 아래까지 들어 올려져 고정됐다.

크기만 압도적인 건 아니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맞닥뜨리는 인피니티 스크린은 스포츠 경기장 최초로 양면 모두 4K 화질을 지원한다. 약 8000만 개의 픽셀이 약 8㎜ 간격으로 배치돼 타원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이뤘다. 관중들은 경기 리플레이 장면이나 클로즈업 장면을 경기장 어느 자리에서든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경기 중 선수들의 기록이나 팀별 점수도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송출된다.

스카르피 헤디슨 소파이 경기장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현지 인터뷰에서 “세상에 이런 비디오 보드는 다시 없을 것”이라며 “미래 모든 경기장에서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이니지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경기장을 만드는데 삼성전자가 함께한 것”이라며 “경기장뿐 아니라 도심 한복판, 공항, 쇼핑몰 등 다양한 공간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꿔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상 곳곳으로 스며든 사이니지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스크린이나 프로젝터에 영상과 정보를 표시하고 네트워크로 원격 관리하는 융합 플랫폼이다. 사이니지는 이제 단순한 ‘광고판’을 넘어 미디어 아트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 '원 타임스 스퀘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삼성 스마트 LED 사이니지. 거대한 폭포의 물줄기가 강렬하게 구현된다. [사진 삼성전자]

뉴욕 타임스퀘어 '원 타임스 스퀘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삼성 스마트 LED 사이니지. 거대한 폭포의 물줄기가 강렬하게 구현된다. [사진 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 세계 사이니지 시장이 2023년 199억 달러(약 23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된 점도 사이니지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인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키오스크나 차량에 탑승한 채 메뉴 확인과 주문이 가능한 드라이브 스루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활용이 일상 곳곳에서 많아지기 때문이다.

서울 삼성동 SM타운 외벽에 설치된 초대형 삼성 LED 사이니지. L자 모양 사이니지로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사진 삼성전자]

서울 삼성동 SM타운 외벽에 설치된 초대형 삼성 LED 사이니지. L자 모양 사이니지로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사진 삼성전자]

한국의 경쟁력도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1, 2위를 다툰다. 삼성전자는 2019년 뉴욕 타임스퀘어 ‘원 타임스 스퀘어’ 건물 외벽에 높이 약 110m, 면적 약 1081m² 규모의 스마트 LED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해외뿐 아니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SM타운 외벽에도 약 1620m² 규모의 초대형 LED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가로 81m, 세로 20m로 농구장의 4배 크기인 이 사이니지는 대형 사이니지 두 면을 곡선형으로 연결해 입체감을 강조했다.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16대를 이어 붙여 물결을 형상화한 올레드 조형물 [사진 LG전자]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16대를 이어 붙여 물결을 형상화한 올레드 조형물 [사진 LG전자]

LG전자도 사이니지 제품을 미디어 아트와 접목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불가리 컬러전’에 올레드 사이니지,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 등을 설치한 것이 한 예다.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72장으로 만들어진 미디어터널에는 경주 남산의 숲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사진 LG전자]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72장으로 만들어진 미디어터널에는 경주 남산의 숲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사진 LG전자]

문화유산을 알리는데도 사이니지가 활용된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만들어진 세계유산 미디어 홍보관 ‘살롱 헤리티지’에는 곡면 형태의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터널이 지난해 11월 설치됐다. 관람객들은 너비 3.2m, 높이 2.9m, 길이 10m 규모의 미디어 터널을 걸으며 세계 유산 관련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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