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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낭보에도 조선3사 1조씩 적자…“올해부터는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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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CES 2022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외벽에 현대중공업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뉴스1]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CES 2022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외벽에 현대중공업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뉴스1]

현대중공업그룹이 주력인 조선 사업에서 지난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뒀다. 다음 달 실적 발표를 앞둔 대우조선해양 역시 1조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다만 고부가 선박에 대한 수주가 이어지면서 늦어도 내년부터는 실적 반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조선 3사 최근 3년간 매출액. 그래픽 박경민 기자

조선 3사 최근 3년간 매출액. 그래픽 박경민 기자

조선 빅3 모두 1조원대 영업적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15조4934억원, 영업적자 1조3848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4%) 늘었지만, 영업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8006억원)과 현대삼호중공업(-3072억원), 현대미포조선(-2266억원) 등 자회사가 일제히 영업적자를 냈다.

다른 조선사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앞서 지난달 27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조31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6조6220억원으로 전년보다 3.5% 줄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해 매출 4조3650억원, 영업적자 1조301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0년 본격화한 코로나19로 인한 수주 절벽과 원자잿값 상승이 악재였다. 특히 지난해엔 후판(선박용 철강재) 가격 급등이 발목을 잡았다.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며 지난해 상반기 t당 약 80만원이던 조선용 후판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t당 110만원선까지 급등했다. 후판은 선박 건조 원가에서 20%가량을 차지한다.

주식시장에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 초 이후 조선 3사의 주가는 평균 10.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낙폭(-8.1%)보다 크다.

조선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엔 업계가 ‘적자 터널’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무엇보다 수주 실적이 ‘우상향’이어서다. 조선 3사는 지난 한해 457억 달러(약 54조8500억원)어치를 수주해 목표액(317억 달러·약 38조5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날 기준으로 한국조선해양 34척, 대우조선해양 12척 등 모두 46척의 건조 계약을 따내면서 ‘수주 잭폿’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1월 한 달에만 34척(37억 달러·4조4400억원)을 수주해 연간 목표의 21%를 채웠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수주 실적이 없다.

두 회사가 수주한 선박 가운데 9척이 친환경‧고효율 선박으로 불리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다. 최광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조선사가 고도의 건조 기술이 필요한 LNG 운반선 등을 대거 수주하면서 업황 개선 이후 이른바 ‘K-조선’ 기술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 3사 최근 3년간 영업손익. 그래픽 박경민 기자

조선 3사 최근 3년간 영업손익. 그래픽 박경민 기자

“현중은 올해, 삼성·대우는 내년 흑자 전환” 

이 같은 수주 낭보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최소 1년쯤 걸린다. 조선업체들은 선박 건조를 수주해도 1년 안팎의 설계 기간이 지나고, 야드에서 작업을 시작한 후에야 실적에 반영한다. 지난해 수주한 선박이 올해부터 실적으로 잡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후판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충당금을 설정한 데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고점 대비해 하락했다”며 “지난해 수주한 선박 단가가 상승하면서 조선 업종의 수익성은 올해를 기점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광식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은 올해부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내년부터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흑자 전환 성공한 현대중공업지주. 그래픽 김영옥 기자

흑자 전환 성공한 현대중공업지주. 그래픽 김영옥 기자

정유·기계 덕분에…현중은 사상 최대 실적 

한편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매출 28조1587억원, 영업이익 1조85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매출은 전년 18조9110억원과 비교해 48.9%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와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주요 자회사 호실적을 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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