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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만명에 손편지도 썼다…광주만 4번 간 尹 '호남 20%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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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음속으로 5.18 희생자분들의 영령을 위해 참배했습니다”

윤석열 대선후보가 6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모습. 윤 후보는 광주 시민들의 반발로 추모탑에서 분향을 하진 못했다. [중앙포토]

윤석열 대선후보가 6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모습. 윤 후보는 광주 시민들의 반발로 추모탑에서 분향을 하진 못했다. [중앙포토]

6일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날도 추모탑에서 분향하지 못했다. 추모탑을 가로막아선 20여명의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시민 단체의 반발로 30m가량 떨어진 참배 광장에서 약식 참배를 했다.

윤 후보는 ‘전두환 발언’ 이후인 지난해 11월에도 5·18묘지를 찾았지만, 추모탑에 가지 못했다. 윤 후보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민주묘역을 세 번째인가 네 번째인가 온 것 같은데, 두 번은 분향을 못 했다”며 “광주를 방문할 때는 꼭 자유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의 상징인 민주묘역을 찾아 예를 갖추는 게 정치인으로서 맞는 도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 참여 선언 뒤 윤 후보가 광주를 찾은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윤 후보는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18 정신을 헌법 개정안에 넣는 것이 공약에 빠졌다”는 질문에 “헌법 개정은 공약이 아닌 국민 합의 문제지만, 개정된다면 (5·18 정신이) 전문에 들어가는 게 타당하다”고 답했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터져 나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저와 선대본부 측에서 다룰 문제지 공개적으로 언급하긴 부적절하다”며 관련 논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단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사고 건물 현황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사고 건물 현황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날 5·18묘역 참배와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방문, 광주 선대위 필승결의대회 참석과 지역 기자간담회까지 분 단위 일정을 소화했다.

광주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 가족과 상인들을 만난 윤 후보는 “원청이 잘못한 부분은 잘못한 부분대로 사고 경위에 대한 책임 규명이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며 조속한 실종자 수색과 피해 보상 및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현장엔 사고 현장 원청 건설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전 회장도 있었다. 하지만 윤 후보와 별도의 만남을 갖진 않은 채 인근에서 윤 후보의 행보를 지켜보기만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국가 AI데이터센터 클러스터와 AI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광주,영암간 아우토반 형식의 고속도로 건설 ▶원자력 의학원 건립 ▶광주,대구 고속철도 조기 착공 ▶광주공항 이전 ▶5·18 국제자유민주인권연구원 설립 등 대대적인 지역 인프라 공약도 발표했다.

윤 후보는 “광주시민께서 소중히 지켜오신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되겠다”며 “다음 정부를 맡게 되면 광주와 호남에서 몇 퍼센트의 지지율이 나오든 AI디지털 데이터 기반의 선도 도시 광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현장엔 호남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도 참석해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넘어서 국민이 키우고 국민이 모신 국민의 대통령 후보”라며 힘을 보탰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필두로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호남 지지율 20%’를 목표치로 삼고 있다. 지난달 1일 무등산을 올랐던 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 윤석열 후보가 20% 이상 득표해 많은 지지를 받아 이제 지역 구도가 깨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최선을 다할 뿐 지지율이 얼마나 나올지까지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호남 유권자 230만명에게 윤 후보가 직접 쓴 손편지를 보내는 등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임인년 새해 첫날인 1일 광주 무등산에 올라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2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임인년 새해 첫날인 1일 광주 무등산에 올라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2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호남에서 2030의 유권자들이 지역균열을 허물고 있어 윤 후보의 지지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8일로 예정됐다가 협상이 결렬된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윤 후보는 “안 후보가 8일 관훈토론을 하셔서 10일로 연기 요청을 한 것으로 들었다”며 “저는 (토론이) 내일이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과 관련해선 “중대재해법에 과도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를 폐기하거나 바꾸지 않고 합리적으로 적용한다면 기업인의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사법당국의 수사 의지”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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